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21일 공개되는 중국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치가 연내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경제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3분기 성장률이 기대보다 낮게 나올 경우 중국 당국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통한 경제둔화 우려 진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20일 증권시보(證券時報)에 따르면 중국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3분기 중국 GDP 성장률이 7.3%를 기록, 상반기 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연내 최저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1분기와 2분기 GDP 성장률은 각각 7.4%, 7.5%로 중국의 3분기 GDP가 7.3%로 나온다면 경기 둔화 우려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실제로 대외무역수지, 신용대출 관련 수치는 소폭 개선됐으나, 중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도 3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 불투명한 3차 산업 개선세 등은 경기둔화 우려를 키워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최대 금융회사인 중진공사(CICC·中金公司)는 "8월까지 발표된 경제지표들을 고려할 때 부동산, 금융, 서비스업 등 여러 지표가 2분기보다 회복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여전히 하방 경제 압력이 존재한다"면서 3분기 성장률을 7.3%로 평가했다.
중국은행 전략발전부 저우징퉁(周景彤) 선임분석가는 "올해 3분기 들어 공업생산, 발전량, 투자와 소비 지표 등을 볼 때 경제 하행 압력이 여전히 커지고 있다"며 "3분기 성장률은 7.3% 안팎으로 내려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롄핑(連平) 교통은행(交通銀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부동산 투자가 빠르게 줄고 있고, 7월 이래 사회융자총액 증가세 역시 둔화됐다"고 지적하며 올해 3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7.3%로 제시했다.
왕타오(汪濤) UBS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고정자산투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고 내수 역시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올해 3분기 중국 GDP 성장률을 7.1%로 제시했다. 이는 2009년 1분기 이래 최저치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달부터 이어지는 다양한 부양 정책들에 힘입어 4분기 성장률은 7.4% 안팎으로 소폭 상승해 연간 성장률은 7.3~7.4%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3분기 GDP가 올해 목표치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중국 당국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한달 새 두 차례나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 금리를 인하하고, 지난달 5대 국영은행에 총 50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3000~4000억 위안 규모의 담보보완대출(PSL)을 공급하기로 결정을 내리며 경제 회복을 위한 유동성 공급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의 효과가 제한적인 만큼 기본 금리 인하 또는 시중은행의 인민은행 예치 규모 축소 등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성장률 목표치 달성을 자신하며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중-독 비즈니스 리더회의에 참석해 "상반기 GDP가 7.4% 성장한 데 이어 3분기에도 기본적으로 이런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고 있다면서 "경착륙 우려는 없으며 중국 정부가 목표한 7.5% 성장률을 달성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마쥔(馬駿) 인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또한 최근 미국 워싱턴DC 국제금융협회(IIF)를 방문해 "중국은 가까운 장래에 재정이나 통화 정책을 통한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기대감을 일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