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19)] '차(茶)의 나라'는 옛말...중국 이제 '커피' 마신다

2014-10-1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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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커피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스타벅스 등 글로벌 커피체인점들이 발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사진=중궈신원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과 중국의 '음식문화’하면 ‘차(茶)’를 빼놓을 수 없다. 둥근 식탁에 수많은 음식이 놓여지고 누구나 자연스럽게 작은 잔에 향기로운 차를 즐긴다. ‘차의 나라’로도 불리던 중국,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차의 벽이 허물어지고 최근 중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잠재력있는 커피시장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중국을 찾았을 때 차와 다과를 즐기는 전통색이 짙은 차관(茶館)이 눈에 띄었다면 지금은 주요 도시 어디서든 스타벅스 등 유명 브랜드의 간판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위 잘나가는 화이트칼라나 부유층이 과시용으로 즐기던 커피가 고속성장과 이에 따른 중산층의 증가로 빠르게 중국 대중의 삶에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 가장 유망한 프랜차이즈 업종 ‘커피’

중국프랜차이즈경영협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가장 유망한 프랜차이즈 업종으로 단연 커피전문점 체인을 꼽았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커피시장 성장률은 연간 10~15%에 육박한다. 세계 평균 커피시장 성장률인 2%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영국 시장조사기관인 민텔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만5000여개에 불과했던 중국 내 커피전문점은 2013년 3만4000개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총 매출규모도 700억 위안(약 11조원)으로 크게 확대돼 커피 체인업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중국 시장의 가장 돋보이는 매력은 이미 상당히 커진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리밍(李明) 베이징 커피산업협회 회장은 “최근 몇 년간 베이징, 상하이 등 1선도시와 부유한 남부 도시를 중심으로 커피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중국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고작 5잔으로 300여 잔에 이르는 일본, 한국은 물론 세계 평균인 240잔을 크게 밑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의 커피산업이 아직 지역별로 선호도나 보급에 편차가 있고 보편화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향후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커피전문점 순위]



△ 스타벅스 등 해외브랜드 중국 진출 급증

이에 중국 커피시장에는 이미 상당한 수의 글로벌 브랜드가 시장 파이 선점을 위해 진출한 상태다. 대부분은 커피시장 급성장 조짐이 감지된 2012년 중국 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특히 스타벅스, 호주의 자메이카블루, 대만계인 상다오(上島 U.B.C.), 밍뎬(明典)과 량안(兩岸), 영국의 코스타커피 등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의 카페베네도 스타벅스 이상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확대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2013년 중국 내 커피판매점은 총 3만4000곳으로 이중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8000개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현재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2013년 9월 말 기준 총 614개의 직영점과 403개의 가맹점을 입점했다. 스타벅스는 2015년 중국 내 총 매장 수를 1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영국의 코스타 커피도 2012년 매장 200곳을 중국에 세웠으며 2018년까지 총 2500개로 늘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커피전문점 체인 외에도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제과업체 등이 ‘저렴하고 맛 좋은 커피’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잇따라 중국 커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작년 중국 24개 도시에 들어선 맥도날드의 맥카페 판매점은 총 516개였으며 올해 말까지 45% 증가한 750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 등 일본 편의점 체인들도 8위안(약 1400원) 정도의 저가커피를 출시해 적지 않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이보다 더 과감한 목표를 내걸고 중국 시장에 발을 디딘 것은 바로 한국의 카페베네다. 현재 카페베네의 시장 점유율은 5% 남짓이지만 8시간에 1개 꼴로 매장을 개장해 2015년까지 중국 대륙에 3000개의 지점을 오픈, 현 시장을 장악하고 잠재고객을 끌어들여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카페베네는 향후 홍콩 증시 상장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 우리나라의 주(zoo) 커피, 할리스 커피, 디초콜릿, 탐앤탐스 등도 앞다퉈 매장을 개설하며 중국 시장진출에 나서면서 현재 중국 내 한국계 커피전문점이 1000여개에 육박했다.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 시장전략이 세련된 인테리어와 원두의 깊은 맛이라면 한국 브랜드는 현지화 전략, 차별화된 메뉴, 한류 마케팅 등으로 승부하고 있다. 중국인 입맛에 맞는 팥빙수, 샌드위치 등 메뉴를 추가하고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의식해 드라마 협찬으로 커피 브랜드와 매장 분위기를 노출하고 있다. 이 외에 '별에서 온 도 교수' 김수현과 한예슬, 장근석 등 한류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해 중국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 경쟁과열과 일시적 유행 등이 장애물

그러나 달콤한 시장의 유혹과 함께 해결해야하는 과제와 장애물도 산재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커피시장의 경우 시장진입의 문턱이 낮아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최근 중국 시장의 매력에 이끌려 해외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몰려들고 있어 출혈경쟁 우려도 제기됐다.

아울러 중국 커피 소비자들이 ‘왜’ 커피를 마시느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커피는 이미 하나의 문화로 젊은이들은 공부나 일을 하며 유명 브랜드 커피를 마신다. 커피의 깊은 맛을 추구하는 매니아도 늘어났다.

그러나 중국은 좀 다르다. 황후이잉(黃慧潁) 광둥(廣東)성 식문화연구회 회장은 “중국에서 커피 수요 증가는 새로운 문화 형성에 따른 결과로 보기 어렵다”면서 “유행을 일시적으로 체험해 보는 것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미 확보한 시장이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를 대비한 전략과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중국 커피시장에서의 성공의 꿈은 신기루로 흩어질 수 있다고 황 회장은 강조했다.

△ 중국 로컬 브랜드는 아직...상다오 커피 스타벅스에 밀려

아직 중국 시장에서 로컬브랜드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낮다. 황 회장은 중국 커피시장을 다수 글로벌 브랜드가 나눠 점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막대한 자본과 이미 자국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에 진출한 거대 브랜드들을 중국 로컬기업이 상대하기는 벅차다는 것. 특히 주요 커피 생산지인 윈난성과 하이난(海南)성, 쓰촨(四川)성 등지의 원두가 해외 시장으로 수출되고 있는 점도 중국 로컬브랜드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중국 커피원두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윈난지역 생산원두는 스타벅스 등과 계약으로 절반 이상이 해외기업의 손에 넘어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에서 2013년 수확기까지 윈난성에서 생산된 커피원두 8만2000t 중 5만t이 해외로 수출됐다. 이는 중국 로컬브랜드가 저렴한 가격에 원료확보가 어렵고 결국 생산단가를 낮춰 경쟁력을 높이기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사실 스타벅스가 중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전만해도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커피전문점은 바로 대만계인 상다오커피였다. 그러나 지난해 상다오 커피는 스타벅스에 2위로 밀려났고 전국적으로 지점 수가 서서히 줄어드는 추세다. 이 외에 상다오 커피와 비슷한 컨셉인 대만계 커피업체 밍뎬(明典)·량안(兩岸)과 중국 디오(迪歐), 지노(Gino·季诺) 커피 등도 10위권에 랭크된 중화권 커피전문점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글로벌 그랜드의 공세에 서서히 입지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상다오 커피 등은 서구식 커피전문점과는 달리 편안한 소파와 식탁, 조명과 인테리어, 여유있는 식사와 커피라는 컨셉으로 사랑을 받았지만 표준화되지 않은 음식과 커피 맛, 관리 허술 등을 이유로 시장에서 밀리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 커피 시장 2위를 고수하고 있는 상다오커피는 1968년 대만에서 시작돼 1997년 싱가포르의 탕청(唐城)그룹과 협력해 중국 하이난(海南)성에 진출했다. 이후 2년 만에 베이징, 광둥성 등지에 지점을 세우고 중국 시장 확대에 주력했다. 1997년 하이난성에 첫 매장이 들어선 이후 계속 영업범위를 확장, 중국 전역에 500여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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