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곤(인도네시아)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쇳물 아주 잘 나오고 있습니다. 그간의 우려는 잊으셔도 됩니다.” (민경준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
지난 14일 인천공항에서 7시간에 걸쳐 도착한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그 곳에서 2시간여를 차로 달려 동남아 최초의 일관제철소인 크라카타우포스코(PT. KRAKATAU POSCO)가 위치한 찔레곤(Cilegon)에 도착했다.
올 1월 크라카타우포스코는 가동과 동시에 고로의 하부가 일부 파손돼 쇳물이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7일간 가동이 중지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 이후부터 업계와 시장에서는 끊임없이 생산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왔다.
하지만 시장의 그같은 우려는 기우가 될 전망이다. 기자가 직접 확인한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적도지방의 더운 날씨가 오히려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뜨거운 쇳물을 연신 쏟아내며 쉴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용광로에서는 매일 8300t의 뜨거운 쇳물이 쏟아져 나왔으며, 압연 공정에서는 매일 3400t의 후판이 생산되고 있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준공과 화입(火入, 고로 가동을 위해 처음으로 불을 붙이는 작업)이 이뤄진지 만 5개월 만인 지난 5월 11일 고로 정상화를 시작으로 제강, 후판 등 모든 공정이 정상화 됐다”면서 “이같은 정상화 속도는 경쟁국가인 일본 기업들도 달성 하기 힘든 기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을 위해 고로사들은 쇳물이 나오는 모습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자리를 빌어 고로를 공개한 이유는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로가 정상 작동중이라는 사실은 직원들의 표정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비상체제가 이어질 경우 직원들 역시 경직된 모습을 나타내기 마련이지만 현지 직원들은 쉬는시간 두런 두런 앉아 밝은 얼굴로 이야기 꽃을 피우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Krakatua Steel)과 손잡고 설립한 동남아 최초 일관제철소다. 2008년 양국 정부가 맺은 기본합의를 바탕으로 2013년 12월 23일 준공됐다.
연산 300만t의 고로에서 철강제품의 원자재가 되는 슬라브 150만t과 건설․조선용으로 쓰이는 후판 150만t을 생산한다. 크라카타우포스코 준공 이후 인도네시아의 철강 생산 능력은 43%가 급성장 했다.
생산이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상품판매도 순풍을 타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8월에는 가동 후 최초로 슬라브와 후판 판매량이 월 목표량인 20만t을 넘어섰다”면서 “슬라브 제품의 경우 크라카타우스틸과 구나완(Gunawan)과 같은 인도네시아 현지 철강사들이 주로 구입한다.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슬라브의 인기는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후판 제품 또한 인도네시아의 찌트라 조선(Citra Shipyard)과 코린도 중공업(Korindo), 세계적 중공업 회사인 캐터필라(Caterpillar) 등이 주요 고객”이라고 덧붙였다.
크라카타우포스코에서 생산된 제품의 60~70%는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에서 판매되고 나머지는 인접 국가로 수출된다. 이재헌 크라카타우포스코 수출부장은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태국, 말레이시아를 잇는 동남아 철강벨트의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향후 3년 내에 품질 및 납기 수준을 본사와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