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공영 회계오류 사태에 대해 금융감독원 직원도 혀를 찬다. 유가증권시장에 속한 중견 건설사인 한신공영은 최근 2009~2013년 사업보고서를 한꺼번에 바로잡았다. 5년 연속 흑자가 적자로 둔갑했다. 주가는 사업보고서 정정 후 연일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한신공영뿐 아니라 회계 감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도 도마 위에 올랐다. 회사와 한영회계법인 간 유착관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금감원은 감사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겠다며 한영회계법인에 대해 뒤늦게 감리에 들어갔다. 당국이 스스로 감리제도 허점을 인정한 것이다. 실제 금감원이나 공인회계사회는 상장사를 정기적으로 감리하지 않는다. 해마다 일부 업체만 임의로 뽑아 감리하고 있다. 5년 이상은 예사이고, 10년 넘도록 감리를 받지 않는 상장사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한신공영은 관피아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한신공영 조선정 감사와 김학주 사외이사는 각각 감사원, 국세청 출신이다. 조선정ㆍ김학주 씨는 문제가 되고 있는 2009~2013년 내내 감사와 사외이사로 일했다.

결국 피해를 보는 쪽은 늘 투자자다. 투자할 의욕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문제를 일으킨 상장사나 회계법인에 대한 제재만으로는 이런 악순환을 없애기 어렵다. 당연히 금감원도 책임이 있다. 허점 투성이인 감리제도부터 고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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