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도, 경제·안보 분야 협력 강화...'중국 견제' 시동

2014-09-01 11:36
  • 글자크기 설정

[사진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일본과 인도의 관계가 '중국 견제'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일본이 인도에 대규모 경제지원 및 투자를 약속하며 인도 끌어안기에 나선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양국의 방위 및 안보 관계 격상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인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새롭게 부각될 전망이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아베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도쿄 영빈관에서 열리는 모디 인도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앞으로 5년간 일본의 대(對) 인도 직접 투자와 진출 기업 수를 각각 2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인도 주요 도시의 지하철과 간선 도로, 공업단지 등의 인프라 정비에 민·관 합쳐 수조 엔(수십조원) 규모의 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인도로 진출하는 기업 증강에도 나서며 양국간 경제교류 확대에 나선다. 

인구 12억이 넘는 거대시장인 인도에 작년 10월 기준으로 일본기업은 1072개가 진출해 있으며, 작년 일본의 대(對) 인도 직접 투자액은 2102억 엔(2조512억원)에 이른다.

이에 앞서 전날 일본 정부는 인도 인프라금융공사(IIFCL)에 500억 엔의 차관 제공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와의 안보협력 강화를 모색중인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양국 외무·국방장관 연석회담(2+2) 창설, 일본 해상자위대와 인도 및 미국 해군이 참가하는 3개국 해상 공동훈련의 정례화 등에 합의할 예정이다.

이같은 일본의 '대(對) 인도 공 들이기'는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견제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평가할 수 있다. 

교도통신은 아베와 모디 두 정상의 만남은 동해, 남해, 인도양을 중심으로 나날이 활동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중국을 구속하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 또한 일본 정부는 인도와의 경제합작을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가 모디 총리를 특별대우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 착안점은 인도를 둘러싼 ‘진주목걸이’ 형태의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을 방어하기 위한 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도가 일본의 구난비행정 US2의 수입을 검토 중이고 공동 군사훈련 정례화를 추진하는 등 협조적이지만 중국이 인도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라 인도를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모디 총리 역시 방일을 앞둔 지난 29일 인도 뉴델리에서 일본 언론들과 만나 일본과의 안보·방위 협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나섰다. 

인도 언론 또한 이번 양국의 만남에는 ‘중국 견제’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힌두스탄 타임스는 양국의 이번 합작강화가 아시아의 정세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중국의 굴기와 미국의 ‘아시아 재평형’ 전략에 견줄만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또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이날 치러질 양국 정상회담에서 모디노믹스와 아베노믹스가 주요 화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와 함께 중국 문제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그간 인도와의 관계회복에 힘써온 중국 정부 또한 이들의 관계 변화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중국 언론은 아베의 이 같은 행보를 중국과 인도 ‘편가르기’로 비난하면서, 모디 총리의 이번 일본 방문으로 브릭스(BRICs)와 시노(중국)-인도 협력을 통해 한층 가까워진 양국 관계가 ‘거대한 불확실성’의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프랑스 AFP 통신 또한 모디가 총리에 임명된 이후 첫 번째 남아시아 이외 지역 방문국으로 일본을 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방일 행보를 통해 미국, 중국, 일본 삼국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인도 모디 총리의 '실리 외교' 또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삼국으로부터 다양한 경제투자를 이끌어내면서 대규모 경제적 이득을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9월 3번째 인도를 방문해 인도와의 협력 강화에 나선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도 이달 중 워싱턴에서 만나 그간의 앙금을 풀고 양국 관계를 정상화할 예정이어서 인도를 둘러싼 미중일 삼국의 경쟁구도 또한 주목받을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