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원인에 관해 타살 단서는 발견할 수 없었으며 사망시기는 6월 2일 이전이 유력하다고 19일 경찰이 최종 결론을 발표했다.
백승호 전남경찰청장은 이날 순천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사본부의 조사 결과 유병언의 사망이 범죄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할 단서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변사체에서 채취한 DNA와 지문이 유병언씨의 것과 일치하고 사후 치아정보 및 입었던 의복 등에 대한 수사결과를 종합할 때 변사자가 유병언씨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수사본부는 이처럼 광범위한 수색 활동과 각종 과학수사를 동원해 분석한 결과 타살 후 시신이 옮겨졌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으며, 독극물에 의한 살인도 배제했다. 또한 유병언씨 측근들과는 통신내역의 추적결과 5월 25일 이후 접촉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의 수사를 토대로 국과수, 전북지방경찰청, 고려대 등의 실험·분석을 종합해 유병언씨의 사망 시기를 6월 2일 이전이 유력한 것으로 추정했다.
고려대 생태환경공학과 강병화 명예교수는 시신에 눌려 있는 풀과 주변 풀 상태 등을 비교해 발견 시점으로부터 10일 이상, 1개월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고 서울대 법의학과 이윤성 교수는 사진 분석결과 변사체를 옮긴 증거가 없다고 자문했다.
변사자의 의류 7점을 비롯해 천 가방 등 소지품 34점, 현장주변 수색 중 발견한 생수병 등 69점, 별장의 압수품 18점 등 유류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한 결과에서도 타살 의혹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복류에서는 물리적 공격에 의한 손상이 없었으며 내의의서도 외부 충격에 의한 섬유손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변사체 현장의 천가방에 있던 소주병 주입구, 점퍼에 있던 스쿠알렌 병 주입구, 보해골드 소주병, 막걸리병, 매실 씨앗과 청미래덩굴 열매(맹감 열매), 육포, 머스터드 소스통 등에서도 유씨의 DNA가 추가 검출됐다.
이 밖에 학구삼거리를 중심으로 송치재에서 옛 순천교회 구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22곳과 차량 블랙박스 11개 등 녹화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병언씨의 행적을 단정할 만한 영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수사 결과 유병언의 사망이 범죄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할 단서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경찰은 순천경찰서에 수사전담팀 체제를 유지해 사실 규명을 위한 수사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