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 숨 고르기 끝냈다…‘괜찮아 사랑이야’, 도약 성공할까? [종합]

2014-08-0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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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공효진 조인성[사진 제공=SBS]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오른쪽으로 걷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기 위해서는 잠시 멈춰야만 한다. 속도가 0이 되도록 멈춰 서서 숨 고르기를 해야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그간 쌓아온 자신만의 틀을 스스로 깨고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 노희경 작가도, 노희경 작가가 생애 처음으로 만든 로맨틱 코미디를 볼 시청자도 숨 고르기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

23일 처음 방송된 이후 4회가 지나도록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한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연출 김규태·극본 노희경)의 조인성 공효진 이광수가 6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세 사람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시청률 반등을 자신했다.

그간 전개가 다소 산만하고 지나치게 성적 언급이 잦았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 김영섭 SBS 드라마 국장은 “1~4부 동안 현실의 연애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다 보니 약간의 반감을 산 것도 사실이다. 또 캐릭터와의 인과를 천천히 준비하는 노희경 작가의 특성상 캐릭터를 충분히 보여 줄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회 대본까지 탈고를 끝냈고 현재 11~12부를 찍고 있을 정도로 준비를 철저히 한만큼 남은 방송분은 현대인이 느끼는 소외와 외로움, 정신적 방황에 대한 힐링과 위로를 드릴 것”이라고 했다.

“‘공블리’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그간 남자의 도움을 받아야만 생활이 가능한 약한 인물을 많이 연기했던 공효진은 “그간 귀여운 척, 사랑스러운 척, 약한 척하는 것이 힘들었고 그만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20,30,40대 모습이 다르지 않나. 까칠하고, 직설적이고, 바로바로 말로 풀어내야 직성이 풀리는, 당당하고 솔직한 나의 30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지금 연기하는 지해수는 현재의 나와 많이 닮아있다. 내가 꼭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를 드림팀이라 불리는 김규태 감독‧노희경 작가와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도 했다. 공효진이 연기하는 지해수는 독립적이고 유능한 정신과 팰로우 1년차다.

조인성은 “노희경 작가가 처음부터 우리를 캐스팅하고 싶어 했다더라. 그만큼 캐릭터가 우리와 많이 닮았다. 가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을 연기하다 보면 연기가 억지스러워 질 때가 있다. 하지만 노희경 작가는 처음부터 우리 몸에 맞는 캐릭터를 만들어줬다. 그만큼 연기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참 빠르다. 1부 엔딩에서부터 장재열(조인성)은 지해수에게 호감을 느낀다. 공효진은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서 보면 ‘결국 그들은 사랑하게 되었습니다’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둘의 사랑이 시작됐는데 정작 드라마가 끝나는 것이다. 그래서 시청자가 ‘시즌2를 제작해달라’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라면서 “우리는 다르다. 사랑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싸우고 의심하고 티격태격하고 울고불고, 상대방 때문에 혹은 자기 자신 때문에 괴로워하는 ‘진짜’ 연애를 보여 줄 것”이라고 했다.

조인성은 “노희경 작가와 감독이 함께한 리딩이 10회가 넘는다. 편집할 때에도 노희경 작가와 함께 한다더라. 그만큼 의견을 많이 나눴다. 많이 소통하고, 공을 들이고, 치밀하게 계산하면서 작가가 쓴 재열, 내가 연기하는 재열, 감독이 편집하는 재열의 간극을 좁히고 있다. 이렇게 작업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지금 이 시간이 참 소중하다”고 했다.

투렛 증후군을 앓는 박수광 역의 이광수는 “촬영 초반에 투렛 증후군 연기에 부담이 많았다. 진정성 있게 증상을 연기하고 증상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많이 비친 만큼 장난스럽게 비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소통하겠다. 앞으로의 내용이 투렛 증후군을 가진 분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완벽한 외모의 로맨틱한 추리소설 작가와 겉으로는 차갑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인간적인 정신과 여의사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펼쳐지는 내용을 담았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결핍이 있고 그 결핍을 채우는 것은 사람 사이의 위로’가 기획의도다. 발칙하고 트렌디한 로맨틱 코미디로 방향 전환을 한 노희경 작가가 그간의 부진을 씻고 시청자를 다시 사로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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