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회사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2014년 2분기에 중국 샤오미(小米科技)의 점유율이 1분기보다 0.4포인트 상승한 4.5%로 나타나 세계 6위로 부상했다. 이는 점유율 4.4%로 7위를 차지한 소니를 처음으로 추월한 것이다. 샤오미의 주력 상품 ‘홍미(紅米)’는 한 대 699위안(약 11만 원)의 저가폰이다.
또 세계 3위 중국 레노버(聯想集団)와 5위 화웨이(華為技術)를 포함해 상위 10위 안에 중국 업체가 6개나 들어갔다.
이러한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으로 인해 삼성의 2분기 실적은 9년 만에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러한 중국 업체의 점유율 확대가 삼성의 실적을 압박하는 구도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IT기술의 연구개발력이 한국과 일본에 아직 미치지 못하는 중국 업체의 약진은 대만 업체의 존재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시스템 LSI(대규모집적회로) 대만 업체 미디어테크는 타사 특허의 활용과 반도체 위탁생산을 통해 세계 최대 업체 TSMC와 제휴하면서 비용을 절감해 다른 경쟁사보다 30~50% 저렴한 제품을 중국에 공급하고 있다.
미디어테크는 스마트폰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설계도도 배포하고 있어 중국에서는 “신발가게도 스마트폰을 제조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다른 업종에서도 손쉽게 스마트폰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또 세계 최대 조립 업체 훙하이(鴻海) 정밀공업 등이 스마트폰 위탁 생산에 참가하면서 중국과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에서의 분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중국과 대만의 분업은 ‘차이완(차이나+타이완)’이라 불리고 있으며, 이는 미국 애플과 삼성이 창출한 고수익 비즈니스였던 스마트폰 산업의 룰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중국과 대만의 분업은 인도에도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 조사회사 NPD에 따르면 저가폰의 보급으로 2014년 스마트폰 평균 가격이 2013년 대비 14% 하락한 259달러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업체의 저가 스마트폰은 동남아와 남미 등 신흥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NPD는 2014년 200달러 미만의 스마트폰 출하대수가 전년 대비 43% 증가한 4억4000만 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편 400달러가 넘었던 고가폰의 출하 대수는 6% 감소한 3억9400만 대를 기록하면서 중국 저가폰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