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경제활성화' 입법 속도 내지만…'의료민영화' '투기 조장' 우려에 '산너머 산'

2014-08-0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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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청와대가 처리를 요청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의료법 등 투자활성화·경제활성화 19개 법안은 야당의 반대로 국회 통과까지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경제활성화 법안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은 의료 민영화로 가기 위한 수순이라며 반대하고 있고, 부동산 규제 완화 중심의 경제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이다. 아울러 의료법, 관광진흥법 등 상당수 법안에 반대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국회 처리 1순위’로 꼽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은 보건의료산업을 서비스산업으로 분류해 영리자회사 허용, 원격진료 등을 허용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야당·시민단체·의료계는 의료공공성이 무너질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서비스산업을 고부가치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본법으로 의료영리화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체결한 외국인 환자를 국내로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민영보험사의 영역 확대로 건강보험의 공공성 체계가 훼손되고 의료정책도 대형병원에 맞추는 경향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야당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은 “외국인환자가 유치대상이기 때문에 우리 건강보험 체계 와 의료민영화와는 무관하고, 현행 관광객 위주에서 중증·상시 환자 등 새로운 외국인환자 유치도 가능하다”면서 “연간 약 6만명의 외국인환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청와대와 여당은 또 학교 인근에 유해시설이 없는 숙박시설을 허용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도 강행할 방침이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정부는 도심에 호텔이 들어서면 2017년까지 7000억원의 투자효과와 1만70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12일 주재하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보건의료, 교육, 관광, 금융, 콘텐츠, 소프트웨어, 물류 등 ‘유망 서비스 활성화 대책’ 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책에는 관광호텔을 지을 경우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완화하는 특례를 1년 연장하고 의료법인 소속 연구소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투자 개방형 외국 병원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해외 병원 소속 의사 비율과 병원장·이사 규정을 완화하고, 지역별로 인천 영종도·송도국제도시를 의료·레저·엔터테인먼트 복합리조트 중심의 서비스산업 도시로 육성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19개 경제활성화 입법 가운데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입법들도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다.

먼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법과 관련, 여당은 경기 회복을 위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야당은 강남 등 특정 지역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고, 투기 가능성도 커진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주택법 개정안의 경우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분양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도입된 ‘분양가 상한제’를 사실상 무력화시킬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여당은 “지금의 시장여건에 맞지 않는 과도한 규제를 개선해 주택시장 정상화에 기여하고, 재건축 사업성 개선으로 도심내 주택공급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외에도 2만톤 이상 크루즈 선박에 선상 카지노를 허용하고, 공공기관과 단체가 크루즈 사업자에게 국세 및 지방세 등을 감면해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크루즈산업 육성법안은 그동안 세월호 참사에 따른 국민적 애도분위기와 배치된다는 것과 국내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반면 청와대는 2020년까지 200만명의 크루즈관광객을 유치하면 직·간접효과를 포함해 5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정부·여당의 경제활성화 노력에 발목을 잡는다는 인상을 준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야당으로서는 몇몇 시급한 민생 법안을 우선 처리하는 쪽으로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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