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세계 최대 인터넷 서비스 기업 구글이 안경 모양의 착용형 단말기 '구글 글라스' 체험관으로 사용하려 했던 특수 개조 바지선 중 1대를 매각했다. 이에 구글이 '구글 글라스'의 연내 상용화 계획을 재검토 중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미국 언론매체들은 구글이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항에 정박했던 바지선 1대를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매각 사실을 시인했으나 그 배경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 중 이번에 매각된 바지선은 포틀랜드항에 정박돼 있던 바지선으로, 트레저아일랜드에 있던 바지선과 함께 위에 4층짜리 컨테이너 건물이 세워져 있었다.
지난해 11월 구글은 이 바지선에 대해 "사람들이 새 기술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인터랙티브 공간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구글은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으나 이 바지선은 구글 글라스 체험관으로 쓰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현지언론인 포틀랜드프레스에 따르면 이 중 포틀랜드항에 정박돼 있던 구글 바지선은 위에 있던 4층짜리 컨테이너 건물이 해체돼 어디론가 이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컨테이너 건물이 지어진 바지선 2대 중 나머지 1대는 올해 3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스톡턴으로 옮겨져 지금까지 정박 중이다.
이 바지선이 스톡턴으로 옮겨진 것은 미국 연방 해안경비대와 샌프란시스코만 보전·개발위원회 등 규제 당국으로부터 정박을 위해 필요한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매월 1만2000 달러(약 1240만원)를 내고 이 배를 스톡턴항에 정박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초 바지선이 구글의 첨단 제품, 특히 구글글래스를 보여주는 쇼룸(전시관) 용도로 활용될 계획이었다며 바지선 1대를 매각한 것은 글래스 상용화 계획 연기 또는 철회와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구글글래스 판매 목표가 일반 소비자에서 소수 사용자로 바뀌었다면서 사생활 보호 논란 등 구글글래스에 대한 논란이 커진 것도 계획 후퇴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구글 공동창업자이자 구글글래스 개발을 주도했던 세르게이 브린 또한 "연말 이전 판매 개시를 희망하고 있으나 확실치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구글 글라스는 '체험 프로그램' 가입 신청자에 한해 구매가 가능하며 가격은 1500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