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대형 헤지펀드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아르헨티나의 경제 회생 가능성에 ‘베팅’하며 아르헨티나 기업의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DE 쇼, 조지 소로스 패밀리오피스, 서드포인트, 르네상스테크놀로지스 등 큰 규모의 헤지펀드들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아르헨티나 기업의 주식을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디폴트 선언 첫날인 3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증시 메르발 지수는 8.4% 폭락했다. 2033년 만기 아르헨티나의 달러화 표시 채권 가격은 전날 96센트에서 90센트 선까지 밀렸다.
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아르헨티나의 국가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피치도 ‘제한적 디폴트(RD)'로 강등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헤지펀드들이 아르헨티나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주가가 하락했을 때 이를 매입한 후 차익을 노리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아르헨티나 디폴트를 둘러싼 복잡한 상황이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합의점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드포인트의 댄 레브 매니저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YPF의 지분을 샀다"며 "우리는 아르헨티나 사태의 중대한 변곡점의 한복판에 서 있다"고 말했다.
레브는 이어 "만약 아르헨티나 정부가 타협을 미루는 채권자들과 합의점에 도달하면 아르헨티나는 다시 글로벌 자본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돼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헤지펀드 포트리스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회장도 한 회의에서 "아르헨티나 디폴트 사태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매수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