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중국이 일본과의 정치·역사적 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일본을 버리고 한국과 유대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흑묘백묘’(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로 상징되는 중국의 경제정책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30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 지부에 따르면 올 1~6월 중 중국 외국인 실제 투자액(중국 상무부 집계)중 한국의 투자액은 28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5.6%나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의 대중국 투자액은 24억 달러로 48.8%나 줄어 한국을 밑돌았다. 일본 투자액이 한국보다 적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07년 이후 7년 만이다.
무역에서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처음으로 중국의 1위 수입국으로 올라선 뒤 올 상반기에도 이를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중국의 대한국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892억3800달러로, 2.5% 증가한 대일본 수입액 779억9500만달러를 앞섰다. 일본 기업들은 중국내 반일 감정이 고조된 지난 2012년 이후 사실상 중국내 마케팅 활동을 중단하는 사태에 직면했으며, 당분간 분위기 반전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틈을 타 한국은 중국과의 경제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이어 이달초 시진핑 국가수석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정상외교가 순항하고 있고, 우리 기업들이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통해 서비스 부분이 개방될 경우 투자대상 산업의 다원화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한국경제의 중국 의존도도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나, 중국경제 또한 한국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어, 중국으로서도 이제는 한국을 무시할 수 없는 관계가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중국이 일본과 경제교류에서도 거리를 둘수록 더 빨리 진행될 전망이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 지부장은 “한류로 인해 한국 상품과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가운데 한국기업들도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에 서비스 분야는 물론 제조업과 서비스를 결합한 복합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