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고 탈많은 금융권, '하투'도 후끈

2014-07-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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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국민은행 노조, 대규모 투쟁 돌입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9일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카드분사 승인 및 하나지주 합병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외환은행 노동조합 ]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각종 사건·사고와 이에 따른 징계로 어수선한 금융권이 노동조합의 대규모 투쟁으로 또 한차례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최근 강력투쟁을 선포하고 나선 곳은 하나금융그룹의 조기통합 작업에 반발하고 있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외환은행지부와 낙하산 인사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국민은행지부이다. 두 노조가 주장하는 사안 모두 금융권의 최대 이슈인만큼 이번 투쟁은 어느 때보다 격렬하면서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이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히자마자 외환은행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2012년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5년 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합의한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김 회장 역시 논란이 될 것을 인식해 "통합을 논의할 시점이란 것일 뿐 통합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부연설명을 했지만 외환은행 노조가 이를 온전히 받아들일리 만무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한조 외환은행장까지 "통합에 대해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거들면서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외환은행 노조는 김 회장의 '통합 논의' 발언과 외환카드 분사 등 2·17 합의서 위반행위를 중단시켜 달라는 진정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합병을 전제로 한 사전작업은 가장 명백하고 중대한 합의위반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지주는 외환은행 영업에 1%의 도움도 된 적이 없고 2조원 상당의 현금성 자산 강탈과 점포증설 억제 등 외환은행 발전을 저해했다"라며 "외환카드 분사에 대한 금융위원회 승인절차와 하나지주 합병논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오는 12일 전국 집회를 열고 본격적인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낙하산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KB금융의 지배구조 개선과 자주성 회복을 위해서는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갈등을 비롯해 최근 그룹 내에서 발생한 사건들이 근본적으로는 낙하산 인사에 따른 미흡한 내부통제에서 비롯됐다는 게 국민은행 노조 측의 주장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9일 서울과 수도권 조합원 1000여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연 데 이어 10일부터 감사원과 국무총리 공관 앞에서 '관치낙하산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침묵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사건·사고와 금융당국의 무더기 징계로 금융권이 혼란스러운데 노조의 투쟁까지 장기화될까 우려된다"며 "되도록 빨리 사태가 수습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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