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의 신작 영화 '귀래'(歸來)가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귀래는 40대 남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개봉2주만에 티켓판매량 671만명을 기록했다.
귀래는 재미 화교 작가 옌거링(嚴歌苓)의 원작 소설 '루판옌스(陸犯焉識)'를 토대로 제작된 영화다. 중국의 유명배우 공리(鞏俐)와 천다오밍(陳道明)이 주연을 맡았으며, 주인공 루옌스(陸焉識, 천다오밍 분)가 오랜 기간을 두고 아내 펑완위(馮婉瑜ㆍ궁리 분)와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하는 고난을 겪다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중병에 걸려버린 아내의 모습을 맞닥뜨린 후 갖게 되는 감정을 그려냈다.
영화의 배경은 문화대혁명 시기다. 주인공들의 감정라인과 함께 문혁의 시대상이 영화의 큰 물줄기를 이루고 있으며 당시 시대를 재현한 모습과 과거의 이야기들이 영화 곳곳에 묻어나온다. 때문에 관객들은 이례적으로 40대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40대가 관객의 45%를, 30대가 35%를 차지하고 있다. 남성층이 79%로 압도적이다.
개봉초반 장이머우 감독과 유명배우 공리와 천다오밍 등 3인이 톱스타가 공조를 맞췄다는 사실과 장후이원이라는 뉴페이스의 등장이 중국내에 이슈로 부각됐었다면, 개봉 3주가 지나면서 귀래는 정치사회적인 이슈를 파생시키고 있다. 지속적으로 관련기사를 만들어내며 귀래의 인지도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귀래가 롱런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중국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은 지난 5월의 가장 큰 화제로 귀래의 개봉이 꼽혔으며 중장년층의 영화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호평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옌(莫言)은 "귀래는 소리없지만 깊게 도도히 흐르는 강물같은 깊이를 가지고 있는 영화"라고 극찬했다. 또한 중국내 최고의 브랜드전문가로 꼽히는 리광더우(李光斗)는 "이 영화는 장이머우 감독이 중국의 인민들에게 선사한 '영혼의 닭고기 스프'라고 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
반면 베이징의 소장파 감독인 판포포(范坡坡)는 "귀래는 문화대혁명 시대의 광폭과 야만성, 몰가치를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내놨다. 또한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주간지 '아주신문주간(亞洲新聞周刊)'의 류하오펑(劉浩鋒) 주필은 공산당 중앙선전부의 웹 사이트 '당건망(黨建網)'에 발표한 기고문을 통해 "한 지식인 가정의 변천사를 통해 문화혁명 시기 전체를 왜곡하는 이른바 '해체주의' 수법으로 중국 붕괴를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