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톈안먼 사태 25주년 앞둔 중국 베이징 '철통보안'

2014-06-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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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시내 중심가 톈안먼.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톈안먼(天安門) 사태 25주년을 맞이해 중국 정부가 테러나 시위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온·오프라인에서 '철통보안' 조치를 취하고 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신징바오(新京報) 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시 공안국은 시내 각 여객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외지인 승객들에 대해 일제히 신분증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보안요원들은 승객들의 신분에 의심이 갈 경우 어디서 왔는지 왜 베이징에 왔는지를 철저히 심문하고 있다. 

현재 베이징시 지하철 1호선 무시디(木樨地)역에서 일부 출입구는 별다른 이유 없이 봉쇄된 상태라고 홍콩 밍바오(明報)는 3일 보도했다. 무시디역은 지난 1989년 6월 톈안먼 사태 당시 유혈 진압 현장으로 톈안먼 시위 희생자 유족 모임인 ‘톈안먼 어머니회’ 창설자 딩즈린(丁子霖)이 아들의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베이징에는 테러 경계 최고 등급이 발령돼 중심가와 주요 도로 진입로에서 무장경찰이 24시간 순찰하고 있다.

앞서 3일 중화권 매체 보쉰(博訊)은 중국 당국은 전국 군대와 무장경찰, 소방 당국에 통지문을 보내 준전시 체제에 돌입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관공서들은 자체 시설 보호에 들어갔고, 군경과 소방차들은 즉각 출동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일 중국의 한 명문대학이 외국 유학생들에게 톈안먼 사태 25주년기간 베이징을 떠나 교외에서 '참관학습'을 할 것을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철통보안은 온라인 상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검열 감시 기구인 '그레이트파이어닷오르그'(GreatFire.org)는 2일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앞두고 중국의 검열 시스템인 이른바 '만리방화벽'이 구글 검색을 극심하게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2일 오전 현재 베이징과 선전, 네이멍구, 헤이룽장성 등에서 구글 닷컴과 구글 홍콩, 지메일에 접속되지 않고 있다고 이 기구는 전했다.

이밖에 중국 최대 검색 포털인 바이두(百度)는 물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와 웨이신(微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톈안먼 관련 단어가 검열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앞두고 언론인 체포도 잇따르고 있다.

홍콩 밍바오 2일 보도에 따르면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공안국은 홍콩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신유월간(新維月刊) 창립자인 왕젠민과 홍콩 시사 주간지 아주주간(亞州週刊) 전 편집인 궈중샤오를 불법출판물 간행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왕젠민은 톈안먼 사건 재평가 관련 기사를 쓴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중국 최고 지도부 내 권력투쟁 등과 관련된 추적 보도를 해온 인물이다. 궈중샤오도 인터넷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중국 체제 비판 글 등을 써 왔다.

톈안먼(天安門) 사태란 지난 1989년 6월 4일 중국 정부가 베이징(北京)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ㆍ시민들을 무력 진압한 사건으로 인권단체들은 수천명이 톈안먼 사태로 희생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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