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황해시대' 미래를 그리다]⑩ 삼국의 ‘그린뉴딜’을 위한 공조와 경쟁

2014-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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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열린 '제16차 3국 환경장관회의'에서 한중일 삼국 환경대표들은 미세먼지 공동대응 및 대기질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대구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환경위기와 경제성장이라는 딜레마에 직면한 전 세계 산업계는 ‘그린뉴딜’ 실현을 목표로 친환경과 지속적 경제성장이라는 양립 불가능할 것 같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환경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린오션’ 시대의 도래와 함께 환경시장은 전 세계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최대 투자지이자 경쟁의 각축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규모 1000조원에 달하는 세계 환경시장은 선진국들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일찍이 환경산업에 진출한 미국, 유럽, 일본 등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연계해 자국 기업의 개도국 진출을 지원하는 등 환경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해왔다.

그 중 미국, 독일과 함께 아시아 환경시장 최대 점유율을 자랑하는 일본의 환경산업 시장 및 고용규모는 2009년 이후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2009년 72조엔의 규모였던 일본 환경산업은 2012년도 약 86조엔으로 확대됐다. 특히 폐기물 처리 분야가 43조1000억 엔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아울러 환경산업이 창출한 고용규모는 현재 약 243만명으로 전년대비 3% 늘었고, 과거 10년간 계속해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경산업 발전을 위해 일본은 무역진흥회, 중소기업종합기구 등 총 20개 기관을 중심으로 정보제공, 자금지원 등 각종 환경산업 지원정책을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환경성 총괄 하에 환경기술을 바이오기술, 정보기술, 나노기술과 함께 4대 중점투자 분야로 설정해 키우고 있다.

일찍이 중국 환경시장의 잠재력을 간파한 일본은 그간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해 에코시티건설, 쓰레기처리, 수처리 산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환경산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환경기술은 주요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고 특히 수처리와 대기오염 개선작업 관련 기술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환경산업 시장 규모는 2007년 34조1000억원에서 2008년 40조8000억원, 2009년 44조6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2010년에는 전년대비 26.2% 상승한 5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상하수도와 폐기물분야가 전체시장의 약 8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환경산업 수출규모는 2004년 7071억원에서 2009년 2조5078억원으로 연평균 28.8%정도 급성장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환경산업은 내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상태며 아직 글로벌 경쟁력이 부족한 탓에 전 세계 환경시장으로의 진출도 활발하지 못하다.

이에 우리나라 환경산업의 해외시장 개척과 진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중국시장은 그 규모나 지리적 이점 등 여러 방면에서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 환경산업 시장은 매우 빠르게 급성장하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최대 ‘황금시장’으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을 ‘환경 산업의 빅뱅’이라 평하며 향후 5년간 동안 15%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 10년 내 중국에서 가장 큰 성장 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 환경시장 규모가 2020년까지 3배로 성장한 55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약 600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스마트그리드망 구축, 전기차 지원, 수질과 대기의 후처리 분야 등 다양한 환경 영역에 중국 GDP의 20%에 달하는 투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혀 앞으로 그 성장 잠재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 환경산업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분야는 중국 전기차 시장으로 한국과 일본은 물론 전 세계 글로벌 업체들의 중국 선점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지난 4월 개막한 ‘2014 베이징 모터쇼’에 참여한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중국 자동차시장의 관심이 친환경차에 집중된다”는 말로, 앤디 팔머 닛산 부사장은 “중국이 세계 친환경차 시장을 선도할 것이다”라는 말로 중국 전기차 시장의 거대한 잠재력을 표현하기도 했다.

중국의 하수처리산업은 우리나라와 일본 양국의 최대 경쟁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일본 모두 수처리 시설분야의 기술수준이 뛰어나고 선진국대비 경쟁력도 높아 양국의 역량이 이 분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최근 중국에서 쓰레기 매립 분야의 선진기술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아지고 있는 상태여서 또 다른 환경비즈니스의 중심 영역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한국, 중국, 일본 삼국은 미래 최대 핵심산업으로 꼽히는 환경산업 발전 방안 마련에 부심 중이다. 하지만, 환경 산업은 삼국간의 경쟁무대가 아닌 전 세계 국가들이 앞다퉈 뛰어드는 치열한 경쟁지가 될 전망인 만큼 한중일 삼국의 공조가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지정학적 위치와 환경문제의 유기적 성격 등을 감안할 때 환경기술 및 환경협력 정책, 민간기업의 환경기술교류 촉진 등을 통한 삼국의 환경공조는 큰 시너지효과를 창출, 치열한 글로벌 환경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전문가들은 현재 많은 개도국에 환경 시장이 열려있는 만큼 지금이 세계 환경 시장 진출을 위한 적기이며 이에 삼국 정부와 민간기업이 다각적으로 연합해 미래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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