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중국 내에서는 3대 IT 기업인 바이두(百度), 알리바바(阿里巴巴), 텅쉰(騰訊 텐센트)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BAT’라는 단어가 중국 3대 IT기업의 상징으로 통용되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와 중국 인터넷 기업 중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텅쉰은 온라인쇼핑, 모바일 메신저, 택시예약, 온라인금융상품, 게임, 온라인 여행 등 전방위에서 ‘영역 넓히기’에 나서며 힘 겨루기 하고 있는 모양새다.
두 기업이 가장 먼저 맞붙은 것은 지난해 8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강자 텅쉰 산하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인 웨이신(微信 위챗)이 온라인쇼핑과 결제기능을 새롭게 선보이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에 도전장을 내밀면서부터다.
웨이신은 산하에 기업계정을 만들어 온라인 쇼핑기능을 개통하고 웨이신 산하 온라인결제시스템을 통해 가입자들이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웨이신 회원이 일부 기업 계정을 추가해 관련 상품을 구입하면 텅쉰 산하 결제사이트인 차이푸통(財付通)을 이용하거나 은행카드로 직접 대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맥도날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진펑청샹(金鳳成祥) 제과점, 인타이(銀泰) 백화점, 톈훙(天虹)쇼핑몰, 마오예(茂業)백화점, 왕푸징(王府井)백화점과 잭존스, 오닐, 베로모다 등 의류브랜드, 웨이신 계정을 만들어 온라인쇼핑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알리바바 '라이왕' 출시…웨이신에 '도전장'
이에 지난해 9월 알리바바도 곧바로 텅쉰의 웨이신에 대항해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라이왕(來往)’을 출시했다.
출시 당시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이 직원들에게 '만약 11월 말까지 100개 이상의 기업이 라이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올해 상여급은 모두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라이왕 보급에 공을 들였을 정도다. 출시 한달만에 가입자 수 1000만명을 돌파하긴 했지만 여전히 6억명의 가입자를 자랑하는 웨이신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 모바일 게임시장서도 '격돌'
올해 초에는 알리바바가 텅쉰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도 공식 선언했다. 알리바바는 특히 게임플랫폼운영자로 게임사업자와의 수익을 각각 2대 7로 나누고, 나머지 1은 교육사업에 기부할 것이라며 기존의 게임 플랫폼 운영자와는 다른 획기적인 수익 분담 구조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해 알리바바는 텅쉰의 마화텅(馬化騰) 회장의 측근 인물을 영입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했다.
◆ 택시예약앱, 온라인금융및 여행 시장 '파이 키우기'
최근엔 택시예약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도 불꽃 튀는 경쟁 중이다. 알리바바가 수백만 위안을 투자한 콰이디(快的)택시와 텅쉰이 1500만 달러를 투자한 디디(滴滴)택시가 두 주인공이다.
지난 1월 20일 디디택시가 웨이신의 결제사이트를 이용하는 승객과 택시를 위해 총 상금 2억 위안을 준다고 선포한 바로 그 다음날 알리바바가 밀고 있는 콰이디택시가 알리바바 결제사이트인 즈푸바오를 이용한 고객에게 총 5억 위안의 상금을 준다고 발표하며 서로 고객 유치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온라인금융상품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알리바바 그룹 온라인 결제 자회사인 즈푸바오(支付寶 알리페이)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유사한 금융상품 위어바오(余額寶)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현 시중은행 예금 금리 연 3.3%의 두 배 가까운 수익률(17일 현재 6.259%)을 보장하며 출시 약 8개월만에 자금규모는 4000억 위안까지 늘었다. 지난 16일 기준 상품 가입자 수도 모두 61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알리바바가 '대박'을 터트리자 올해 1월 텅쉰 웨이신을 이용한 온라인 금융상품 리차이퉁(理財通)을 출시했다. 리차이퉁도 출시 하루 만에 8억 위안의 자금이 몰리면서 위어바오 추격에 나선 형국이다.
약 4조원 규모에 달하는 중국 온라인 여행시장을 둘러싸고도 두 IT 기업간 경쟁은 치열하다. 텅쉰이 현재 중국 온라인 여행사 퉁청왕(同程網)과 이룽왕(藝龍網)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온라인 여행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알리바바도 지난해 온라인여행사이트 충유왕(窮游網)과 모바일 여행앱 자이루상(在路上)을 잇달아 매입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