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장관은 이날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리더스 포럼의 특강에서 정부의 통일 계획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 대해 "이것이 통일로 가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보여주는 것인지에 대해선 문제가 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989년 마련된 우리 정부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자주·평화·민주의 3원칙을 바탕으로 화해·협력, 남북연합 단계를 거쳐 통일민주공화국을 실현하는 계획이다. 이후 정권도 이를 물려받았으며 박근혜 정부도 '발전적 계승'을 천명했다.
류 장관은 "3단계처럼 보이지만 화해·협력 단계가 굉장히 길게 갈 수밖에 없다. 경제·사회·문화적인 협력이 굉장히 길게 돼 있다"며 "1989년도 당시 시점에서는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년에 바라건대 우리의 공식적인 통일방안에 대해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가 만들어 발표할 성질은 전혀 아니라고 본다"고 정치권과 민간부문 의 관심을 촉구했다.
류 장관은 또 "통일에 대한 패러다임,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며 "통일이라는 두 글자를 얘기하지 않고도 아이들에게 통일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잠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더불어 함께', 다른 말로는 '공존'"”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중·고교에서 통일교육을 지금보다 몇 배는 강화시켜야 한다”며 “불과 십몇 년 전에는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통일의 당위성이 정면으로 부정되는 것은 교육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류 장관은 “지금은 북한 당국과 같이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그래야만 북한 주민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낫게 해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남북 당국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