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지금껏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밀려 고전했던 한국 시장에서 청소기로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일렉트로룩스·밀레·지멘스 등 프리미엄 생활가전회사는 청소기를 캐시카우로 택했다. 후버·닐피스크 등 100년 전통의 청소기 전문브랜드도 올해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본격적인 브랜드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청소기 브랜드 후버는 올해 모기업인 중국계 글로벌 유통업체 TTI그룹이 직접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한국 시장에 재진출한다. 테크트로닉 인더스트리즈(TTI)는 후버를 비롯해 더트데빌·백스등 진공청소기 브랜드와 밀워키·AEG·RYOBI 등 전동공구 브랜드를 갖고 있다.
후버는 지난 2010년 국내 생활가전업체 리큅을 통해 국내 시장에 청소기를 선보였지만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TTI그룹은 올해 새로운 유통업체를 선정하고 직접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후버 관계자는 "TTI그룹이 아시아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선정한 전략지가 한국"이라며 "싱글족을 타깃으로 한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덴마크 청소기 전문 제조업체 닐피스크어드밴스 그룹의 한국 법인인 한국닐피스크어드밴드는 올해 가정용 청소기 판매를 강화해 청소기 부문에서 총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동안 산업용 및 상업용 청소장비만을 판매했던 한국닐피스크어드밴스는 지난해 잦은 황사 및 미세먼지로 가정용 청소기 시장이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수입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해 닐피스크는 지난달 출시한 싱글졸 겨냥 핸디형 청소기에 이어소기에 이어 다음달 건습식 청소기 '에어로'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유통망도 백화점·가전 전문 쇼핑몰 등으로 판매처를 다각화하기로 했다.
앞서 한국 시장에 진출한 프리미엄 가전업체들도 청소기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지난달 부터 100년 역사와 신제품 청소기를 내세운 TV 광고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미세먼지 제거 능력을 강화한 무선청소기 '울트라파워'와 기존 제품 대비 무게를 38% 줄인 '울트라원미니'로 신혼부부와 싱글족을 공략하는 한편 봄철 황사가 심해지는 3월 성수기에 맞춰 신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지멘스는 최근 최근 백화점에서 마트, 양판점 등으로 영업망을 넓히며 소비자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가전 시장의 경우 삼성과 LG가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기 때문에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쉽지 않다"며 "외산업체들은 청소기 등 소형가전을 브랜드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전략 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간 청소기 시장 규모는 150만대로 추산된다. 삼성전자가 40%가 넘는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은 전체 청소기 시장의 3%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