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이후 사치풍조 척결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고급 바이주(白酒) 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중국 명주 수이징팡(水井坊)은 지난 20일 예비 실적보고서를 발표해 지난해 회사 순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1억2400만~1억6000만 위안(약 219억~282억원)의 적자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22일 보도했다.
지난해 수이징팡이 거액의 적자를 기록한 것은 중국 당국이 호화 식당 이용 금지, 금주령 등을 내리면서 마오타이 우량예 등 고급 술 소비가 급감한 것이 주된 이유로 분석됐다.
중국 당국의 반부패 드라이브에 수이징팡이 300~400위안대 중저가 바이주 제품 ‘톈하오천(天號陳)’을 출시했지만 아직까지 시장의 반응이 별로인 데다가 기존의 대리판매 위주의 유통채널을 직판으로 전환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는 것도 이유다.
수이징팡의 이 같은 실적 저조는 사실 시진핑 지도부의 반부패 척결운동 시작과 함께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해 3분기엔 중국 농업은행이나 중국은행 등이 출시한 일부 펀드 투자 종목에서 수이징팡이 퇴출되기도 했다.
수이징팡이 비관적인 예상 실적보고서 발표에 21일 중국 증시에서 수이징팡은 4.56% 폭락한 9위안으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 금융데이터 전문 제공업체인 퉁화순(同花順)에 따르면 수이징팡 주가는 지난 2012년 7월 13일 사상 최고가인 31.70위안을 기록한 이래 현재까지 무려 70% 폭락한 상태다.
중국 고급술의 대명사인 마오타이(茅台)주 역시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다. 마오타이주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13.77% 증가하는 데 그쳐 전년 증가폭인 43.76%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중국 정취안르바오(證券日報)에 따르면 중국 증시에 상장된 14개 바이주 기업의 지난해 연말 시가총액이 연초 대비 4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고급 바이주 산업이 사실상 사양길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