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지도부도 협상과정에서 소위를 구성하는 대신 파업을 철회키로 하면서 장기 철도파업도 일단락됐다.
30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무성 강석호, 민주당 박기춘 이윤석 의원은 전날 철도노조 지도부와 만나 협상 후 이날 자정께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여야는 국회 국토교통위 산하에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를 여야 동수로 구성키로 했다.
소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맡으며 여야와 국토교통부, 철도공사, 철도노조,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정책자문협의체를 두기로 했다. 철도노조는 파업을 철회하고 현업에 복귀하기로 했다.
박기춘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철도노조원 2명이 여의도 당사에 들어와 신변보호와 정치권의 중재를 요청한 뒤 김한길 대표 지시로 28일부터 철도노조측과 협의를 시작했다"며 "여야 간사와 함께 국토위 소속 여당 중진인 김무성 의원이 여당과 정부를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중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의원도 "합의문을 만들고 당 지도부의 허락을 받았다"며 "민노총으로 가서 김명환 노조위원장을 만나 서명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와도 상의했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답했다.
국회 국토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철도발전소위 구성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여·야·정 협상은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이달 22일 경찰이 민주노총 강제진압에 나섰을 때 적극 중재에 나서기 시작했다.
민주당 대표로 나선 박 의원은 노조 측 동의를 얻어 철도 파업 관련 소관 상임위 소속이자 여당 중진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에게 협상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이후 여야 의원은 여당과 청와대로부터 유선으로 파업 철회 합의 관련 허락을 받고 박 의원과 민주노총 김영환 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은 철도노조의 파업 철회 소식에 대해 "파업 철회 추진을 환영하며 국회 합의사항을 존중한다"며 "합의 과정에 코레일 측과 사전 의견 조율이나 별도 합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은 "파업 철회를 결정했지만 아직 수배 중인 조합원들이 당장 자수할 계획은 없다"며 "여야 소위 구성되는 것을 확인하고 난 뒤 사측과도 파업 복귀에 대해 의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검찰과 경찰은 파업 철회 여부와 관계없이 체포영장 집행은 계속 진행할 입장이다. 코레일 측으로부터 고소가 취소되도 법정에서 정상 참작의 사유가 될 뿐 수사 문제와는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게 검경의 추측이다.
현재까지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조합원은 총 34명이며 이중 3명을 체포해 2명을 구속했다. 코레일에 의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된 조합원 수는 총 198명이다.
한편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게 되면 지난 9일 시작 이후 역대 최장기간을 경신하던 철도파업이 22일째에 막을 내리게 된다.
철도노조가 파업철회를 결정해도 차량 안전운전을 위한 휴식 등을 감안하면 완전정상화까지는 최소 이틀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