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김달진미술연구소가 박물관·미술관·갤러리 등을 조사한 결과, 올해 문을 연 전시공간은 167곳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15곳이 줄었다. 2008년 143곳, 2009년 99곳, 2010년 144곳, 2011년 176곳이다.
새롭게 문을 연 전시공간들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인근에 집중됐다. 미술시장 호황기인 2008년을 전후로 강남구, 특히 청담동으로 몰리던 추세는 완화됐다.
서울 종로구에 개관한 전시공간(27곳) 중 40%에 해당하는 18곳이 북촌과 서촌에 몰렸다. 연구소는 “서울관에 인접한 지역에 신규 전시공간이 몰린 것은 국공립미술관과 중대형화랑의 개관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남구(13곳), 서초구(5곳), 성북구와 중구(4곳), 동작구(3곳), 마포구·영등포구·용산구(2곳) 순이다. 한남동과 이태원은 지난해 7곳에서 올해 2곳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경기(24곳), 전북(13곳), 광주(12곳), 부산(11곳), 강원·대구(7곳) 순이다.
월별로는 5월에 38곳으로 가장 많은 전시공간이 생겼다. 6월(19곳), 3월(18곳), 4월(16곳), 11월(13곳), 9·10월(11곳) 순으로 나타났다. 공간유형별로는 전체의 56%에 해당하는 93곳이 갤러리였다. 박물관 17곳, 미술관 16곳이다.
도심 속 중대형 미술관이 등장했다. 노원구 중계동 등나무근린공원에 서울시립미술관의 네 번째 분관인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300여평 규모의 루비나아트센터, 종로구 소격동 옛 기무사 터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등이다.
■전국 근대 건축물 정비해 문화시설로 탈바꿈
대구시가 KT&G로부터 기부받은 중구 달성로 연초제조창고를 리모델링해 대구예술발전소로 바꿨다. 경기도 안양시 안양예술공원 알바로 시자홀은 국내 유일의 공공예술 전문센터인 안양파빌리온으로 재탄생했다.
성남시는 판교신도시 조성 공사현장에서 나온 7000여점의 유물을 전시한 판교박물관, 전남 나주 국립나주박물관 등도 개관했다.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유명인사의 생가나 관련 시설을 활용한 사례도 있다. 과천시는 일본 학자 후지츠카 치카시로부터 기증받은 유물로 추사박물관, 종로구는 서울시 문화재자료 1호인 옥인동 박노수 가옥을 단장해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독특한 건축 외관으로 공간 자체 존재감 부각
이왈종 화백이 제주 서귀포 정방폭포 인근에 하얀 백자 찻잔을 모티브로 지은 왈종미술관, 한솔그룹이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에 세운 한솔뮤지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보석을 커팅한 느낌의 외관이 아름다운 공예전문갤러리 보고재, 광주 동구 의재로에 심리학을 전공한 오진철 대표와 광주양지병원 김석재 원장이 문화예술로 심리를 치료하는 복합문화공간인 해와문화예술공간 등이 개관했다.
■계속되는 경기불황 전시장 이전, 분점 통합
아라리오갤러리는 종로구 소격동에 아라리오갤러리서울 삼청을 청담과 통합해 아라리오갤러리서울을 만들었다. 청담동 PKM트리니티갤러리는 삼청동 PKM갤러리로 통합했다. 금산갤러리 헤이리는 지난해 전시를 마지막으로 중구 회현동 금산갤러리 서울만 운영한다.
또 인사동 본화랑은 소격동, 이태원동 갤러리에이큐브는 창성동, 창성동 옆집갤러리는 신사동, 한남동 갤러리스케이프는 소격동, 소격동 갤러리선컨템포러리는 청담동으로 옮겼다. 대우증권 역삼역 갤러리, 인터알리아 아트 컴퍼니 등 기업에서 운영하던 전시공간을 폐관하거나 잠정적으로 휴관하는 경우도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