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예능 결산②] 고부갈등? 예능에서 풀자!

2013-12-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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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손님', '고브스캔들', '대단한시집', '웰컴투시월드'[사진제공=SBS, JTBC, 채널A]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시월드'는 시어머니나 시아버지, 시누이처럼 '시(媤)'자가 들어가는 사람들의 세상, 즉 '시댁'을 말하는 신조어다. 반대로 '처월드'는 '처가'를 일컫는다.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김남주가 시댁을 시월드라고 칭하면서 대중화 됐다.

지난 한 해 동안 예능 PD들은 시월드와 처월드를 활용한 프로그램들을 내놓았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소재로 활용되던 시집살이나 처가살이가 예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SBS '백년손님-자기야'가 대표적 처월드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코너 '부부공감 당신이 없는 사이'와 '부부전쟁 싫다 싫어'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제작진은 아예 통째로 처월드로의 개편을 단행했다. 연예인 부부가 함께 출연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 토크의 장에서 사위의 1박2일 처월드 입성기로 탈바꿈했다.

26년 차, 사위 의사 함익병은 장모와 스스럼없이 지내면서 '국민 사위'라는 별명을 얻었다. 장모 앞에서 옷을 훌러덩 벗는다든지 반찬 투정을 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으로 다가섰다. 또 의리파 사나이 김보성이 장인 앞에서는 애교 쟁이가 되는 모습을 통해 스타에게도 처가는 어려운 곳이라는 점을 엿보게 했다.

시청자 반응 역시 뜨겁다. 젊은 부부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시청률 또한 상승하고 있다. 지난 6월 6일 4%(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해 4회 만에 8.9%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목요 예능 최강자 자리에 앉았다.

JTBC '고부 스캔들'은 '백년손님'의 시월드 버전이다. 여자 연예인의 실제 시집살이 스토리가 관찰 카메라를 통해 여과 없이 펼쳐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기의 갈등으로 불리고 있는 고부갈등을 해결해 가는 과정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있다.

시월드로 재미를 본 JTBC는 가상 시월드 체험 형식의 '대단한 시집'을 연이어 내놨다. 결혼 적령기에 있는 여자 스타들이 전국 각지의 특색 있고 개성 강한 집안의 며느리가 되어 시댁의 전통과 격식을 배우는 리얼리티 관찰 예능이다. 서인영과 예지원, 김현숙은 각각 경상북도 양양군과 충청남도 꽃게잡이 시댁, 전라남도 비금도 염전 시댁에서 혹독한 시집살이를 체험했다. 현재는 가수 에일리와 소유가 시월드의 ‘매운맛’을 보고 있다.

시청자의 답답한 속을 동치미 국물처럼 시원하게 풀어주겠다는 취지로 기획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 역시 며느리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주요 소재는 시월드와 처월드이다. 출연자들은 '부모님, 우리가 모셔야 돼?', '시댁돈? 친정돈?' 등 시월드와 처월드 때문에 생기는 부부간의 갈등을 주제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종편 채널 중 최초로 5%대를 돌파하는 등 시청률 쾌속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채널A의 '웰컴 투 시:월드' 역시 스타들의 시어머니와 며느리들이 대화를 통해 고부갈등을 풀어가는 프로그램이다. 시어머니 집단과 며느리 집단이 따로 앉아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 하면서 갈등과 이해를 오가는 과정은 시청자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다.

SM C&C 정상원 PD는 시월드와 처월드가 예능 프로그램의 주요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한 데 대해 "강압적이었던 시댁과 사위에게 꼼짝 못하던 처가가 달라지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결과다. 최근 며느리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사위를 아들로 받아드리기 시작하고 있다. 구세대와 신세대가 동시기에 공존하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가 방송 소재로 쓰이면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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