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위원장 등 철도 노조 지도부 검거로 파업동력 약화될까

22일 민주노총 정동 사무실 건물 주변을 봉쇄한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 [사진=양종곤 기자]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경찰이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검거작업에 22일 착수하면서 파업 동력이 약화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명환 위원장 등 노조 핵심 인물이 검거되면 파업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노총과 일부 시민이 철도 노동자들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지도부가 없으면 파업을 더 이상 이어가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징계 등에 불안을 느끼는 일부 노조원들의 복귀, 23일부터 열차 운행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데 대한 승객 불만과 산업계 피해가 커지는 것도 노조로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파업에 가담했다가 복귀한 노조원이 1000여명에 달해 복귀율은 12%대를 넘어섰다. 코레일(철도공사)은 이날 지도부가 검거되면 복귀자는 급격히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철도 노조가 집행부 검거에 대비해 예비 집행부를 구성했을 수 있고, 경찰의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 진입 강수로 인해 노정이 극한 대치를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민주·진보·정의당 등 야권도 강력 반발하며 철도 노조에 힘을 보태고 있어 이번 파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은 이날 노조 지도부 검거를 위해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에 강제 진입해 노조 관계자 등 120여명을 연행, 경찰서 9곳에서 분산 조사했다. 민노총 본부 사무실에 경찰 등 공권력이 투입된 것은 1995년 민노총 설립 이래 처음이다.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지도부 검거를 위해 오전 11시 10분께 경향신문사 1층 건물 유리문을 모두 깨고 건물 안으로 진입, 대치 중인 노조원 등과 몸싸움을 벌였다.

민주노총과 철도노조는 “민주노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본부 사무실로 진입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건물이 좁아 경찰과 충돌이 발생하면 위험하니 강제 진입은 안 된다”며 맞섰다.

민주노총은 이날 신승철 위원장 명의의 긴급 호소문을 통해 “사상 초유의 경찰에 의한 민주노총 침탈이 진행되고 있다”며 “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상징이며 심장부인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침탈은 노동운동 자체를 말살하겠다는 것이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군화발로 짓밟겠다는 독재적 폭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의 60% 이상이 민영화가 맞다고 생각하는 수서발 KTX주식회사 설립에 대해서 정부와 코레일은 ‘아니면 아닌 줄 알라’고 협박하고 있다”며 “국민의 철도를 지키고 철도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역별 규탄집회와 민주노총 집결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