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대학 총장 재판, 법 적용 엇갈려

아주경제 최주호 기자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상태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포항지역 모 대학 A 총장에 대해 재판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법 적용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배경에는 지역 유력 정치인이 도움을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포항지역 모 대학 A 총장이 지난 2010년 6월께 영천에 제2캠퍼스 기숙사 신축공사와 관련, 시공업체로부터 업체 선정 대가로 3억 원을 수수한 것을 비롯해 학생 모집대가로 고등학교 교사에 지급할 예정인 비자금 1억5500만원을 공사대금으로 부풀려 조성한 것으로 보고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이밖에도 A 총장은 학교 강의실 인테리어 공사 입찰과 관련해서도 특정업체에 입찰 예정 가를 미리 알려주어 입찰을 방해하는 한편, 고소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선임한 변호사의 선임료 1억7600만원을 교비에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 총장의 이 같은 행태는 지난 2003년께부터 이어져 왔으나, 공소시효 등을 고려해 2006년 이후 범행부터 범죄사실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검찰은 다른 대학 총장들과 달리 A 총장에 대해 불구속 방침을 정한 것은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교비에서의 변호사 선임비 명목 금액을 변제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이 불과 한 달 전 뇌물공여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B대학 C총장과 너무 다르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검찰이 당초 구속 수사방침을 정하고 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해 법원이 도주의 염려 등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한 것은 B대학 C총장을 구속한 상태서 수사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는 것.

또 하나는 재판 기일 일정이 쉽사리 잡히지 않는 것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이 사건이 처음 공소된 시점은 9월이다. 이후 11월 14일 공판기일이 잡혔다가 검찰 측이 기일을 연장 신청했다. 이에 다시 12월 12일로 일정이 잡혔지만 이번에는 피의자 측에서 기일연장을 신청, 결국 해를 넘겨 내년 1월 7일이 되어야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통상적인 기일 연장의 한 모습으로 보이지만 형평성을 주장하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 포항지역에서 같은 교회를 다니고 있는 특정 정치인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포항시 남구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지역 대학의 두 총장 소식을 듣고 놀랐다. 솔직히 창피한 일이긴 하지만 법은 엄격해야 한다. 특히 교육 관계자들의 이런 행태에 대해서는 더더욱 엄격하고 공정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라며 " 법이 어떤 결정과 결과물을 지역민들에게 내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신에 대한 이 같은 혐의에 대해 A 총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등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뒤바뀐 사건이라며 검찰 수사에 허점이 많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