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 ‘잠룡’들의 발걸음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에서 민주당 문재인 의원에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가 차기 대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비노(비노무현) 주자들이 견제구를 날리면서 계파갈등이 가열되고 있다.
포문은 문 의원이 먼저 열었다.
문 의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가 대선 회고록 출간과 북 콘서트 개최 등 연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정치재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가 당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권행보를 서두르는 것은 이른바 ‘안철수 견제용’이라는 지각이 지배적이다.
자칫 ‘안철수 신당’으로의 이탈을 막기 위해 친노 세력의 재결집에 나섰다는 해석이 무게를 얻고 있다.
이에 질세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안 지사도 17일 송년 기자회견에서 ‘장자론(맏형)’을 내세워 차기 대선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두 사람의 경쟁은 친노의 분화가 가속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 전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문 의원은 변호사 시절 동업자로, 안 지사는 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인연을 맺는 등 걸어온 궤적은 다르다.
물론 안 지사가 명실상부한 차기 주자 반열에 오르려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 고지에 성공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려있다.
그동안 ‘정중동’ 행보를 보여온 비노 주자들은 친노 진영과 각을 세우는 한편, 민생 현안에 대한 집중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며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정동영 상임고문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안녕하지 못한 국민들은 차기 대선에 누가 나오나 관심 없다. 지금은 차기대선을 얘기할 때가 아니라 지도부의 중심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국민은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시즌2’가 되기를 원치 않듯, 과거 민주정부의 ‘시즌2’도 원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지난 16일 송년 행사에서 문 의원 행보에 대해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국민이 참으로 어려운데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하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