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M&A, 이종사업 인수...글로벌 골리앗 삼킨 한국의 다윗들

2013-12-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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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지난해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명문 구단인 LA다저스 인수를 추진했다. 비록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국내 기업의 미국 프로 스포츠 구단 인수 추진은 그 자체만으로 국내외 M&A 시장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 기업인들의 해외 명품 브랜드 사냥이 계속되고 있다. 과거 회사나 브랜드의 이름값을 올리기 위한 홍보수단 정도로 진행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확실한 사업성 검토를 통한 미래 투자가치 확보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정주 NXC 회장


최근 김정주 NXC 회장은 노르웨이의 유아용품 업체 스토케 AS를 약 4억 9000만달러에 인수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6월에는 세계 최대 레고 중개 사이트인 브릭링크도 품에 안았다.

특히 관련업계에서는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 회장의 잇따른 이종(異種)사업 인수와 향후 행보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재교 NXC 이사는 "스토케는 브랜드 자체만으로 투자가치가 충분한 매력적 매물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수익만을 위한 인수라기 보다는 스토케와 NXC가 추구하는 비전 및 철학이 일맥상통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M&A 역시 게임산업이나 국내 브랜드에 국한되진 않을 것"이라고 인수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이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 끌어안기'는 김 회장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다수의 기업인들이 명품 브랜드 인수ㆍ자회사의 모회사 역M&A 등을 성사시키며 현재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있다. 그 중 '휠라 글로벌 및 아쿠쉬네트 컴퍼니' 회장이라는 직함에는 휠라의 역사가 담겨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003년 휠라 본사의 임원, 미국 헤지펀드와 지주회사를 만들어 휠라본사를 인수했다. 이후 휠라코리아의 한국 경영진을 통해 휠라코리아의 지분을 완전히 사들였고, 2007년에는 휠라 룩셈부르크를 인수해 휠라의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을 보유하게 됐다. 이어 2011년에는 타이틀리스트로 유명한 아큐쉬네트도 인수하며 현재의 라인업 구축에 성공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최근 3~4년 사이 가장 활발한 M&A 활동을 펼친 기업인으로 꼽힌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박 회장이 2010년 이후 성사시킨 인수합병만 해도 족히 20개 넘는다. 분야도 패션에서 호텔, 리조트, 백화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매출 비중이 큰 중국 패션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 인수에 지속적인 관심을 견지해 온 결과, 2010년 피터스콧, 2011년 만다리나덕, 2012년 코치넬리, 2013년 K-SWISS 등이 이랜드의 가족이 됐다.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2005년 독일의 명품 브랜드 MCM을 인수하며 회사의 중흥기를 이끌고 있다. MCM이 중국과 동남아에서 '명품'으로서 입지를 굳힌 가운데, MCM의 백팩은 중국에서 '국민백'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국내 패션브랜드 최초로 스위스에 매장을 열며 위상을 높였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한때 납품처였던 기업을 인수하며 시장을 석권한 케이스다.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세계 최대 참치캔 브랜드 스타키스트를 3억 6300만달러에 사들였다. 김 회장은 원양어선 선장시절 스타키스트에 참치원어를 납품한 바 있고, 동원산업 설립 이후에도 줄곧 거래를 유지해왔다.

이후 스타키스트는 인수 반년 만에 흑자전환 성공, 5년 만에 매출은 10배 가량 늘었다.

이러한 추세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가 M&A 시장에 나오면 적지 않은 국내기업이 인수대상자로 지목되곤 한다. 시장 띄우기나 홍보 수단이 아닌 실질적 구매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셈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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