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 중앙추모대회 주석단 맨 앞줄에 '여자 빨치산 혈통'의 3명 가운데 한명인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 관장이 전면에 등장했다.
17일 북한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황순희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왼쪽 세번째 자리에 앉았다. 지난해 추모대회에서 김경희 노동당 비서가 앉았던 자리다.
박물관 관장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지만 서열을 따졌을 때 상위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150㎝도 안 되는 단신의 그가 94세 고령으로 주석단에 등장한 것은 북한 3대 세습체제에서 차지하는 상징성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성택을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혈통'을 옹위하는 빨치산 혈통을 부각시킨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순희는 지난해 4월 김정은 정권이 공식 출범한 제4차 당대표자회에 참석해 김정은 제1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었고 그해 7·27 정전협정 체결일 행사 때는 휠체어에 앉은 채 김 제1위원장의 손을 잡고 반기며 '백두혈통을 받드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황순희와 그의 남편 류경수는 김일성 주석, 김정일 위원장의 생모 김정숙 등과 함께 동북항일연군에서 활동한 빨치산 동료이자 절친이었다.
특히 이들은 빨치산 시절 김 주석과 김정숙 부부에 의해 부부의 연을 맺었다.
황순희는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 당시 간호대원으로 활동했던 인물로 '여자 빨치산 혈통' 대표로 불린다.
남편인 류경수는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인민군 창설을 주도했고 6·25전쟁 시기 서울에 첫 입성한 북한 105탱크여단 여단장으로 유명하다. 그는 1958년 군단장 재직 중 부관에게 암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가 있던 부대를 105류경수탱크사단으로 기리고 있다.
황순희는 김정숙이 사망한 이후 어린 김정일 위원장을 생모 못지않게 각별히 보살폈고 이런 남다른 인연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은 황순희와 그의 자녀를 특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