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입점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한 것이다. 입점은 커녕 물량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17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캐나다구스는 최근 국내 한 대형 백화점의 입점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A백화점이 명당자리인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에 매장을 내주고 판매수수료도 명품 수준으로 우대해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지만 캐나다구스 측에서 거부한 것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에르메스·루이비통 같은 명품들이 브랜드의 희소성을 생각해 백화점 입점을 꺼리는 경우는 있었지만 일반 의류 브랜드가 거부하는 것은 드문 경우다"고 말했다.
캐나다구스는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패딩 브랜드로 국내 중소기업인 코넥스솔루션이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구스는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에만 공식 매장이 입점돼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에비뉴엘과 잠실점에서 직소싱을 통해 판매 중이다.
이같이 캐나다구스가 백화점 입점을 거부하는 배경에는 '캐몽' 열풍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캐몽은 캐나다구스와 몽클레르의 합친 말이다.
소비심리 침체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패딩 시장은 호황을 누리며 1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캐나다구스가 판매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백화점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인기 제품인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의 경우 백화점 정가가 125만원에 달한다.
물량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매장 수를 무작정 늘릴 수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캐나다구스는 죽은 거위의 다 자란 털을 특정 기관에서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물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백화점과 편집숍에서 판매 중인 캐나다구스 상품은 팝업스토어 형태로 겨울 동안만 운영되고 있다. 완판될 경우 다시 물량을 확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실제로 최근 한 소셜커머스는 캐나다구스 판매에 나섰다가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고객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캐나다구스의 특성상 물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물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캐나다구스 입장에서는 무작정 매장을 오픈하는 것보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소량 판매하는 것이 더 이익일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