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박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활성화와 관련된 행사에 연일 참석했다. 이같은 행보는 연말연초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의 민생·경제 행보는 여야 간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내년도 예산안 심사나 민생ㆍ경제법안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국회에 대한 ‘우회적 압박’ 의미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취임 1년이 다 됐지만 국민체감 행복지수는 나아지지 않았다는 대체적인 평가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역시 지난 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거시경제 지표가 나아지고 있다는 통계가 계속 나오지만 국민이 실생활에서는 그것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2~5일 전국 성인 1천2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긍정과 부정평가가 각각 53%와 34%인 가운데,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로 ‘정치 안정ㆍ개혁’(11%)이 ‘일자리창출ㆍ실업문제’(10%)와 ‘경기회복ㆍ경제활성화’(9%)를 제치고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외교안보 정책 역시 장성택이 처형된 북한의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국제사회로부터도 적극 지지를 이끌어냈던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유라시아 철도)’는 가장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북한이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그가 주도했던 나진·선봉 경제지구 개방사업을 ‘매국’이라고 맹비난한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박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계기가 마련된 한국 기업의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도 난항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휴일인 15일에도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사태 이후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비상근무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규모 추가 숙청이나 내부여론 결집을 위한 대남 도발, 김정은 반대세력의 소요사태 등 각종 돌발상황 발생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국방부나 통일부,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 안보관련 부처와 유기적 체제를 유지하면서 북한 관련 보고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등 주변국과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동향 관련 정보나 분석을 교환하면서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은 이처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실시간으로 취합된 정보와 보고를 종합해 박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하고 있다.
김 실장은 특히 지난 13일 북한이 장성택 처형을 공개한 이후 퇴근하지 않고 청와대 인근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비상근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