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유행어로 엿보는 '올해의 중국'

2013-12-12 14:18
  • 글자크기 설정

투하오, 중국다마, 십면매복…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중국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0호 발사, 스모그 만연, 신종 H7N9 조류독감 창궐, 18기3중전회 개최, 비트코인 열풍 등 올해 중국은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은 다사다난한 해였다.  올 한해 중국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유행어로 중국 사회를 되짚어 보기로 한다.
 

중국 누리꾼들은 애플이 새로 출시한 아이폰5S 골드에 대해 졸부들이 좋아하는 황금색이란 뜻의 '투하오금'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우선 중국 사회의 빈부격차 심화를 드러내주는 단어 ‘투하오(土豪ㆍ졸부)'를 대표 유행어로 꼽을 수 있다. 투하오는 본래 오래 전부터 지방 호족이나 악덕지주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됐다. 그러나 최근엔 돈을 흥청망청 쓰며 사치를 일삼는 졸부를 지칭하는 말로 의미가 새롭게 진화했다. 투하오라는 말 속에는 부자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서민들의 부자에 대한 동경심과 동시에 시기와 질투심도 섞여있다. 특히 “투하오, 워먼 쭤 펑요우바(土豪,我们做朋友吧 졸부, 나랑 친구하자)”는 말은 중국인들이 돈이 없음을 한탄할 때 애용되고 있다. 얼마 전 애플서 아이폰5S 금색을 출시했을 때 중국 누리꾼은 황금에 환장하는 졸부들이나 사는 것이라며 '투하오금(土豪金)라는 별명을 붙였다. 영국 BBC 방송은 투하오라는 단어를 중국 사회환경 변화와 연관시켜 집중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할 정도였다.
 

올해 '중국 다마'는 전 세계 투자시장을 주무르며 중국 아줌마의 위력을 보여줬다. [사진=신화사]

이와 함께 올해 전 세계 투자 열풍을 주도한 중국 다마(大媽ㆍ아줌마) 역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다마는 본래 큰어머니라는 뜻인데 부동산을 통해 재테크해서 부를 형성한 40, 50대 복부인을 가리킨다. 앞서 5월 국제 금값이 하락했을 때 이들 다마들이 대거 황금 사재기 대열에 동참하는 등 비트코인, 부동산, 그림 등 돈되는 것은 가리지 않고 모두 투자해 중국 아줌마의 파워를 발휘했다. 중국 다마는 내년 옥스퍼드 사전 등재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어의 '스마트(smart)'의 중국 발음을 딴 '샤마터(殺馬特)' 역시 올해 유행한 단어 중 하나다. 본래 옷차림이 깔끔하고 똑똑하다는 뜻이지만 중국에서는 일본의 '오타쿠(기이한 것에 심취한 마니아)'와 비슷하게 '별종', '화성인'을 지칭하는 말로 등장했다.
 

올한해 중국 곳곳서 뿌연 스모그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십면매복(十面霾伏)'이라는 유행어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사진=신화사]


올 한해 중국 대륙에 스모그가 기승을 부린 탓에 스모그가 도처에 깔려있다는 ‘십면매복(十面霾伏)’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위험이 곳곳에 잠복해 있다는 뜻의 사자성어 ‘십면매복(十面埋伏)'에서 '埋'를 동음이의어로 '스모그'란 뜻의 '霾'만 교체한 것이다.

이밖에 우리나라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등과 같은 줄임말도 애용됐다. 비트코인 등 새롭게 등장한 사물 등에 대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엄청 대단한 것 같다’는 느낌을 표현할 때 쓰는  ‘부밍줴리(不明覺厲)’도 유행했다. 부밍줴리는 중국어 표현 '不知道你再說什麼,但感覺好厲害'의 줄임말이다. 볼품없는 남성의 애절한 사랑고백이 '무척 감동스럽지만 결국 거절한다'는 뜻의 ‘스둥란쥐(十動然拒)’라는 표현은 '十分感動,然后拒絕'에서 파생됐다.

 ‘나와 친구들 모두 황당해서 어안이 벙벙해지다’는 뜻의 ‘워훠다이(我伙呆, 我和小伙伴们都驚呆了의 줄임말)’이나, 좋은 일에 대해 서로 기뻐하다는 뜻의 중국어 '喜聞樂觀,大快人心,普天同慶,奔走相告‘의 앞글자만 딴 '시다푸번(喜大普奔)'이라는 신조어도 한 해를 풍미했다. 시다푸번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남에게 닥친 재앙을 기뻐할 때 반어적으로 더 많이 쓰이기도 했다.
 
한편 중국 국가언어자원조사연구중심과 상무출판사 등 기관은 매년 누리꾼의 추천과 투표, 전문가 심사 등을 통해 '올해의 단어'를 선정해왔으며 결과는 오는 20일 공표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