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은 구본철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제1저자 및 교신저자)가 주도하고 이용현 연구원 및 윤성철 교수, 문대식 토론토대학교 교수,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소 레이먼드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진이 300년 전 폭발한 별의 잔해에서 다량의 인(P)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6대 원소 중의 하나로 생명체에 필수적인 인의 생성현장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돼 연구결과는 사이언스지 13일자에 게재됐다.
생명체를 이루는 탄소(C), 수소(H), 질소(N), 산소(O), 인(P), 황(S) 등 주요 6대 원소는 기호를 따 크놉스라 불리고 지구 생명체의 탄생 및 유지에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은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의 뼈대를 이루며 사람의 뼈를 구성하는 주요성분이기도 하지만 우주 대폭발 직후 생성된 수소나 비교적 양이 많아 기원이 확인된 나머지 원소와 달리 양이 매우 적어 아직 생성현장이 확인된 적이 없었다.
연구팀은 1680년경 폭발한 초신성 잔해 카시오페이아 에이에 대한 적외선 분광관측을 통해 다량의 인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관측된 인의 양은 태양계나 우리 은하에서 일반적으로 관측되는 양의 백배에 달하고 폭발하는 별인 초신성 핵융합 이론과 부합하는 양이다.
인의 함유량이 이처럼 높은 것은 초신성으로 폭발한 별에서 인이 생성돼 우주공간으로 퍼진 것을 시사하고 질량이 큰 별의 중심에서 핵융합에 의해 인이 생성되고 초신성 폭발시 우주공간으로 퍼져나간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관측에는 미국 칼텍의 팔로마산 5미터 헤일망원경에 장착된 적외선 분광기를 이용했다.
문 교수가 개발에 참여한 이 분광기는 1.0에서 2.5 마이크론의 근적외선 스펙트럼을 한 번에 얻을 수 있어 인의 상대적 함유량을 비교하는데 유용하다.
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계기로 인의 방출선을 이용한 근적외선 관측연구를 토대로 한 초신성의 핵융합 및 폭발, 항성최종진화 연구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