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래 공정위원장, "국내외 기업 '경쟁법의 글로벌화'에 대응할 것"

<사진=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공정위는 경쟁법 규정 및 집행의 국제화를 적극 유도하고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경쟁챕터를 마련해 내외국기업에 대한 비차별 및 방어권을 균등하게 보장할 것”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1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 기조발언을 통해 국내외 기업 모두 경쟁법의 글로벌화에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노대래 위원장은 이날 “불공정행위에 대한 법집행은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친 경우라면 국적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다”며 “그동안 공정위가 MS(2006년), 인텔(2008년), 퀄컴(2009년) 등의 법위반 행위에 대해 엄중 제재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노 위원장은 “국제카르텔 사건에 있어서도 기업의 국적과 무관하게 동일한 기준으로 법을 적용해 왔다”며 “공정거래법의 역외적용(extraterritorial application) 규정에 따라 국외에서 이뤄지는 행위라도 국내시장에 영향이 미치면 일관되게 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국내외 기업 모두 경쟁법의 글로벌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쟁법 적용 관련 논의 동향에서 종래에는 ‘시장개방·접근의 문제’가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공정한 시장규칙 설정 및 투명하고 비차별적 법집행의 문제’로 한 단계 더 진화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국기업에게 차별적이거나 불공정한 관행을 강요해서는 당해 기업이나 소비자, 당해국가 정부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공정위는 경쟁법 규정 및 집행의 국제화를 적극 유도하고 FTA 등에 경쟁챕터를 마련, 공정하고 투명한 법 집행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외국기업에 대한 비차별 및 방어권을 균등하게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역설했다.

한편 노대래 위원장은 공정위를 규제자로 낙인찍는 주장에 대해 “지배력의 남용이나 거래상의 불공정한 행태를 바로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시장의 감시자나 규범의 집행자로서 경쟁제한을 가져오는 규제를 반대하고 있다. 공정위를 규제자로 보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는 규제자보단 시장의 경쟁 질서를 해치지 않는 바람직한 경제활동을 적극 장려한다는 게 노대래 위원장의 생각이다.

또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지분율 규제와 관련해서는 지주회사를 통한 무분별한 지배력 확장은 억제하되, 외자유치·기술개발 등을 위한 건전한 기업투자가 허용돼야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특히 그는 국회에 계류 중인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의 조속히 통과를 당부했다.

이 밖에도 유모차·주방용품 등 수입품의 국내외 가격차이에 대해서는 대부분 소비자단체에서 발표한 것으로 소비자단체 본연의 활동에 대해 정부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못 받았다.

다만 시장경제원리에 반(反)하는 소비자단체나 기업의 행태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할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