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0일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0.0016% 오른 달러당 6.1114위안으로 고시했다. 달러당 6위안대 붕괴가 코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이는 지난 1993년 중국이 관리변동 환율제로 변경한 이후 20년래 최고치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6일부터 3거래일 연속 고시환율을 사상 최저치로 결정하고 있다.
전날 상하이 외환시장에서도 미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장중 6.0713까지 치솟으며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약 2.5%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가파르게 절상되고 있는 요인으로 △무역흑자 폭 확대 △핫머니 유입 △ 위안화 국제화를 꼽았다.
류둥량 자오상은행 고급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절상의 주요 원인은 최근 중국 수출통계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중국 위안화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우리 정부도 환율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위안화 절상이 미국에 맞춰져 있는 만큼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위안화 절상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중국은 미국을 경유하는 제품의 부품공장 등이 대부분이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한국 기업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미국에 제품을 납품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측면에서 부담이 뒤따른다. 중국에서 제조해 미국으로 가는 수출품목의 경로가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국 사회의 변화에 맞춰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공장 증설 등 간접적인 수출보다 중국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현재 중국의 환율 흐름을 볼 때 중국이 미국 수출에 대해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파악된다"며 "아직까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만 위안화 절상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내수 중심 전략을 수립한 만큼 우리도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해 중국의 내수시장을 파고들어야 할 것"이라며 "지금처럼 현지 공장을 증설하는 것도 좋지만 중국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방법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8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11월 중국 무역흑자 규모는 338억 달러에 달해 약 5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중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반면 수입은 5.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상을 용인해 수입물가를 낮춰 내수 소비를 진작시키려는 목적에서 기준환율을 하향 조정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중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외부 자금 유입이 위안화 가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중국 중앙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25조8043억 위안으로 전달 대비 4495억 위안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월 이래 월별 최대 증가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