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목적은 해외 골프채 시장 진출이었지만 이후 마루망코리아는 계열사간 자금 공급에서 주요 역할을 하게 됐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루망코리아는 지난해 8월 16일 처음으로 계열사인 코스모글로벌에 25억원을 대여해줬다. 같은 해 9월에는 코스모건설 9억원과 코스모글로벌 45억원이 추가로 지원됐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이달 현재까지 마루망코리아는 코스모앤컴퍼니, 코스모건설, 코스모글로벌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 20차례나 자금을 빌려줬다.
지주회사격인 코스모앤컴퍼니는 2011년 9월 15일 코스모양행으로부터 70억원 정도를 빌린이후 재무상황이 비교적 넉넉한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고 있다.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도 지난해 사재를 털어 코스모앤컴퍼니에만 약 120억원을 지원했다. 허 회장은 올해도 지난해 대출의 대부분을 연장해주며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코스모그룹이 계열사간 자금 돌리기를 계속하면서 그룹 전체 재무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코스모그룹이 화학 분야에 치중된 사업을 패션, 골프용품 등으로 다변화한 것이 재무상황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코스모그룹은 지난 2010년 새한미디어 인수를 시작으로 마루망 지분을 사들였고, 2011년에는 독일 명품 스포츠웨어 브랜드 '보그너'와 합작해 패션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해에는 일본 스포츠 아웃도어 유통그룹인 제비오그룹과 손잡고 '제비오코리아'도 설립했다.
반면 코스모그룹 계열사 실적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코스모그룹 내 상장사 가운데 하나인 코스모화학은 지난해 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3분기까지 89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코스모신소재도 작년 107억원 영업손실에 이어 올해도 3분기까지 13억원의 적자를 나타내고 있으며 비상장 계열사인 코스모산업은 최근 3년간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처럼 자본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기업들은 계열사 간에 자금을 돌리며 버티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문제는 실적이 계속 나빠지는 상황에서 계열사 간 자금 돌려막기가 계속되면 결국 그룹 전체가 부실화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