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산업발전종합계획 놓고 충돌하는 미디어 업계

2013-12-06 11:38
  • 글자크기 설정

쌓였던 갈등 한꺼번에 분출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방송산업발전종합계획을 놓고 미디어 업계간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방송산업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종합계획을 계기로 미디어 업계의 변화 속에서 업계 이해관계자간 갈등이 수면으로 불거지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움직임들이 충돌하고 있다.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방송산업발전종합계획은 초안에서 수정이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양한열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기획과장은 “미래창조과학부와 방통위 협의를 통해 일부 수정이 이뤄졌다”며 “최종 문구가 어떻게 될는지는 발표 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도 지난 5일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간담회에서 “상당히 수정이 되고 배려한 부분이 있는 안이 돼 있는데 초안을 보고 비판하는 부분이 있다”며 “계획이 발표되고 나서 정확한 정보에 의해 보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정부가 발표 예정이었던 방송산업발전종합계획은 국회 일정에 따라 총리실 국가조정정책회의가 연기되면서 취소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일정에 따른 단순 연기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지상파 측이 전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검토를 주장한 이후 발표가 취소되면서 정부가 물러서는 모양새가 돼버렸다.

가장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는 부분은 UHD 방송 추진 부분이다.

지상파 측은 관련 공청회에서 공개했던 종합계획 초안에 대해 유료방송 위주의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우선 지상파의 UHD 추진 계획이 빠져 있는 케이블과 위성, IPTV 등 유료방송 위주의 UHD 방송 추진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초안에는 2014년 케이블, 2015년 위성방송의 UHD 방송 상용화를 명시하고 있지만 지상파의 상용화 계획은 명시되지 않았다.

미래부는 지상파의 UHD 방송 추진은 주파수가 확보돼야 하고 700MHz 용도에 대한 결정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시기를 확정하기 어려워 명시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UHD 방송에 대한 계획은 700MHz 용도결정과도 연계돼 있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지상파는 UHD 방송 추진을 위해 700MHz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통신업계는 트래픽 증가에 대응하고 국제적인 흐름에도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통신용으로의 전환이 맞다고 맞서고 있다.

보편 서비스에 대한 논쟁도 있다.

지상파는 유료방송 위주의 UHD 추진은 고가요금제 이용자들만을 위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보편 서비스를 위해 지상파의 UHD 추진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유료방송 위주의 UHD 방송 추진에 대해 프리미엄 서비스인 UHD 방송은 쉽게 추진할 수 있는 유료방송 위주로 고가요금을 통해 서비스하고 일반 고해상도 화면은 기존대로 볼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면적에서나 차이가 나는 UHD TV를 가정에서 볼 정도면 그만큼 높은 요금을 지불해도 되고 보편적인 서비스일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지상파는 8VSB 신호를 다른 케이블 채널에도 허용해 디지털TV를 보유한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고화질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지상파에만 허용되는 8VSB 신호 전송을 케이블 방송에도 굳이 열어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유선방송에 맞는 신호인 쾀신호를 송출하면 되는데 직진성이 좋고 용량이 많이 필요한 8VSB 방식은 원래 지상파를 위한 송출 신호로 비효율성만 높인다는 주장이다.

케이블을 통해 8VSB 신호 송출을 허용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그만큼 비정상적이고 비효율적인 신호 전송을 케이블채널에까지 확대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IPTV 업계도 저가 유료방송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며 8VSB 확대 허용을 반대하고 있다.

케이블 업계와 종합편성채널은 지상파에게만 혜택을 주고 있는 8VSB 송출을 시청자 편익을 위해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상파다채널(MMS)에 대해 유료방송업계는 반대하고 있지만 지상파의 속내도 단순하지많은 않다.

방통위가 MMS를 허용하더라도 광고를 못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MMS가 우선 KBS와 EBS에 허용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유료방송은 차후 다른 방송으로도 확대되고 광고를 열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KBS와 EBS 외 지상파는 광고도 허용되지 않는 MMS를 운영하는데 부담만 늘어날 것을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여부도 논란이다.

어려워지고 있는 수익구조를 위해 중간광고 시장을 열어달라고 지상파가 요구하고 있으나 이외 매체는 그만큼 물량이 줄어들 수 있어 반대할 수밖에 없다.

사실 8VSB나 MMS, 중간광고 허용 등은 미디어 업계의 큰 흐름과는 무관하지만 이해관계가 달려 있어 매체들이 다투고 있는 모양새다.

지상파에서 유료방송으로, 또 스마트미디어로 매체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과 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완화와 진흥 정책이 충돌하고 있다.

향후 발전계획을 제시하는 종합계획을 놓고 현안들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면서 정부가 업계에 휘둘리지 않고 흐름에 맞는 방향으로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