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코리아 그랑프리 결국 멈춰'…존폐위기 후폭풍 예상

2013-12-0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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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열린 F1코리아그랑프리 결승전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GP) 2014년 대회 유치가 결국 무산됐다. 전남도는 한해 쉰 후 재개최 한다는 입장이지만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5일 전남도와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국제자동차연맹(FIA) 산하 세계모터스포츠평의회(WMSC)는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2014년 F1 캘린더(일정)에서 코리아GP를 제외했다.
초안에 포함됐던 한국과 미국, 멕시코 3개국이 빠진 내년도 일정을 3월 호주 멜버른GP를 시작으로 11월 아부다비GP까지 19개 대회만 편성했다.

한국대회 제외는 전남도의 개최권료 추가 인하 요구에 대한 대회 운영사인 FOM(포뮬러원매니지먼트)측의 거부가 직접적인 이유로 알려졌다.

FOM측은 4373만달러에서 시작한 개최권료를 2차례나 깎아줬지만 2000만달러로 더 낮춰달라는 전남도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FOM 측은 그동안 수차례 인하해준 상황에서 전남도의 추가 인하요구는 다른 개최국과의 형평성 등 부담이 큰 데다 한국대회가 마케팅 측면에서 별 도움이 안된다는 부정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결정에 전남도는 일단 2015년 다시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개최를 한다고 하더라도 개최권료 협상 타결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적자논란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여 F1한국대회는 존폐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에 출마할 유력 후보들이 F1대회 개최에 부정적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FOM과의 불평등한 계약 시비부터 대회 개최 전반에 대한 논란이 내년 선거에서 새로운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나 재정자립도가 전국 시도에서 최하위에 있는 전남도가 '세금 먹는 하마'로 평가 받는 F1대회을 계속 치룬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010년 첫 대회를 치른 F1대회는 4년 누적적자가 1910억원에 달하는 등 대표적인 혈세 낭비사례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전남도는 그동안 F1대회 지속개최를 위해 매년 예산철만 되면 대회 운영비용 확보를 위해 민주당 등 지역 국회의원들의 협조 속에 정부부처를 방문하는 등 총력을 다해왔다.

그러나 F1대회의 국비지원 문제는 매년 국감의 단골메뉴로 등장해 왔다. F1대회는 당초 과다하게 부풀려진 경제적 타당성 분석과 대회 운영사와의 불리한 계약 체결 등으로 인해 구조적으로 막대한 적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1000억원대의 국고를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년 대회를 거르는 상황에서 예산확보나 정부의 협조를 다시 얻어내야 하는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국내 여론 역시 F1에 대한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F1 조직위는 해마다 티켓을 강매하다시피 하면서 서킷은 인파로 붐볐지만 정작 F1에 매력을 느낀 팬들은 많지 않았다.

결국 내년 대회가 무산됨에 따라 2015년 재개최 문제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전남도 입장에서는 이 대회를 그냥 털어버릴 수도 없는 입장이다.

계약조건이 2016년까지 7년 개최인 만큼 잔여대회(3년간)를 모두 포기할 경우 계약 위반에 따른 국제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국제 신인도 추락, 경기장 사후활용 방안 등의 문제도 첩첩산중이다.

어렵사리 4회째 대회를 개최한 전남도는 F1대회를 재개최하기도, 그냥 포기할 수도 없는 난감한 입장이다. 존폐 위기의 기로에 서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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