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슈퍼개미의 꾸준한 경영권 압박에 일부 기업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사채를 발행하는 등 경영권 방어에 나서 재무건전성마저 우려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슈퍼개미의 손을 탄 기업은 변동성이 커 투자 기피 대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식농부’로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지난달 14~17일 두 차례에 걸쳐 조광피혁 주식 6000주를 취득 단가 3만3300원에 장내 매수했다.
지난 9월에도 네 차례에 걸쳐 조광피혁 주식 1만3000주(평균 취득 단가 3만2056원)를 장내 매수해 박 대표의 조광피혁 지분율은 스마트인컴 지분(0.51%)을 더해 총 10.51%(69만9032주)다. 지길순 회장(9.62%)과 이연석 부사장(10.29%)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지분 취득기간 중 주가 또한 20% 가까이 뛰었다.
한 증권사 스몰캡연구원은 “슈퍼개미의 매집 소식에 해당 기업이 급등세를 보였다가 이내 급락세를 보이는 패턴은 반복적이다”며 “특히 슈퍼개미가 단기적인 차익매수를 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가 아니라 투기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슈퍼개미가 매수한 종목은 변동성이 컸다. 동전주(주가가 1000원 미만인 주식) 투자로 유명한 슈퍼개미 최대승 씨가 지난 24일 씨씨에스충북방송의 지분 328만6000주(5.05%)를 취득했다는 소식에 씨씨에스의 거래량은 평소의 10배 가까이 늘어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다음 날도 주가는 3%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씨씨에스의 주가는 이내 하락세를 보이며 전월 24일보다 10%이상 빠졌다.
특히 수백억원대의 자산가로 알려진 슈퍼개미 한세희 씨는 하이트론씨스템즈의 경영권을 꾸준히 압박하고 있다. 지난 7월 한세희 씨는 경영 참여를 위해 하이트론씨스템즈의 주식 17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2011년부터 하이트론에 투자한 한씨는 “길대호 회장과 최영덕 사장을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누고자 노력했으나, 아직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경영권분쟁을 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한씨는 8월 5610주, 9월 1만8000주 등 꾸준히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압박, 현재 지분은 24.48%에 달한다. 길대호 회장과 최영덕 사장 등 경영진 측이 보유한 지분 25.53%에 맞먹는다.
지난 8월 하이트론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한세희 씨와의 경영권 분쟁을 방어하기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기로 결정, 그러나 신주인수권매각 상대방과 단가를 결정하지 못하고 결국 발행을 취소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재무건전성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무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기업은 투자를 기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측 관계자는 “슈퍼개미 등 투자자별로 나눠 감시하고 있지는 않다”며 “불공정거래를 조기에 억제하기 위해 올 2월 예방감시부를 신설하고 10월에 사이버감시센터를 구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