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당정의 핑퐁게임 속에 멍들어 가는 지스타

2013-11-1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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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부산) 김진오 기자 = "왜 하필 이런 시기에 게임 산업의 발목을 잡으려 하는지 납득이 안 갑니다"

15일 오전 부산 해운대서 만난 16년 경력의 개인택시 운전사 박 모(50)씨는 최근 정부와 여당의 게임규제 움직임이 못마땅하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지스타2012'때만 해도 대선 후보로서 부산 벡스코를 직접 방문해 게임산업의 육성을 약속했던 당사자가 박 대통령"이라며 "지금 와서 입장을 뒤집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맹비난했다.

박 씨는 "지스타는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부산 시민들에게는 이미 피붙이 같은 존재"라며 "올해는 가뜩이나 지역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혜는 커녕 오히려 20%정도 손님들이 줄어들어 걱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지스타가 부산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하다.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스타가 매년 창출해내는 고용인원은 2000여명에 달하며 1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올리고 있다.

몇 달 전부터 해운대 등 주요지역의 호텔은 지스타에 참가하는 게임업체 관계자와 해외바이어들로 객실이 만원을 이뤄 비수기를 큰 어려움 없이 넘길 수 있었다.

이들이 먹고 자고 즐기며 쓰는 비용이 고스란히 관광수익으로 잡힌다.  

부산시가 계약이 끝나는 2016년 이후에도 지스타를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스타 B2C관 부스규모가 지난해보다 11% 가량 줄었으며 메이저 게임업체들이 아예 불참하거나 보수적으로 참여해 일반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B2B관 규모는 지난해보다 40% 정도 커졌지만 계약위주의 비즈니스 상담보다는 대부분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눈도장의 자리로 인식하고 있다.

부스로 참여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조직위 등 이래저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참가한 것"이라며 "기획 단계서 부터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산업 전시회의 명운은 해당 업종의 흥망에 달려있다. 또 독일 미국 등 전시산업 선진국들은 수많은 글로벌 산업 박람회를 개최해 고부가가치의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다.

게임 중독법을 둘러싼 정부와 정치권의 무책임한 핑퐁 공방에 한국에 몇 안 되는 명품 전시회가 멍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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