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은 한국 내 지점 350여개 중 최대 100개 점포를 중장기적으로 닫고, 250여개만 남길 방침이다.
SC는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한국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지점 수를 25%가량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국내 소비자의 금융 이용 트렌드의 변화로 대형 지점의 필요성이 점차 줄어든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이다. SC은행 외에 많은 국내 은행들도 경영악화를 타개하는 차원에서 지점수를 대폭 줄이는 추세다.
그러나 SC은행의 점포 축소 움직임에 대해선 국내 금융시장의 고질병처럼 여겨졌던 외국계 금융사의 먹튀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SC금융지주는 이미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홍성준 투기자본감시센터 사무처장은 "몇년 전부터 SC를 예의주시했고, 점포 축소도 예상했던 일"이라며 "앞으로 점포를 축소하면서 발생하는 현금의 흐름과 폐쇄 점포 직원의 고용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에는 HSBC가 소매금융업무를 중단하면서, 외국계 금융사의 한국 철수가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했다. 시장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씨티은행,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등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와 관련해서도 외국자본의 투입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ING생명 인수를 추진중인 곳은 토종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ING생명 인수에 투입할 자본 중 상당부분이 외국자본이란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민주당 김기준 의원과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지난 7일 ‘보험회사 대주주 자격, 왜 문제인가?’란 주제의 토론회를 열고, ING생명 인수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ING생명에 투자하는 MBK파트너스 자금은 이자수익이 목적인 대출금을 제외하면 대부분 외국자본”이라며 “외국투기자본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내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12일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론스타 투쟁백서'를 발간하면서, 론스타의 먹튀 행태도 재조명 되고 있다.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백서를 통해 "론스타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론스타가 떠난 후에도 외환은행 직원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003년 이후 한국을 떠나거나 영업 규모를 줄인 외국계 금융회사는 은행 14개사, 보험 7개사, 증권 6개사, 자산운용 4개사, 여신전문업 3개사 등 34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한 외국계 금융사는 15개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