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돌아보는 주관적 앞담화>는 아주경제 연예부 기자들이 모여 한 주의 '핫'이슈에 대해 취재한 내용과 더불어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나눈 대화를 담고 있습니다. 기사에는 차마 넣을 수 없었던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과감하게 담겠다는 취지로 기획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지난 3월부터 이어져온 프로포폴 공판의 뒷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편집자 주>
오전 10시, 프로포폴 결심 공판이 있는 날. 자칭 사건·사고 담당기자 예지 선배가 아침부터 분주하다. 법원에 가기 위해 이것저것 챙기는 모습이 사뭇 남달라 보인다. 선배가 함께 가자고 제의했으나 나 또한 인터뷰 및 다른 일정이 있어 아쉽게 따라가지 못했다. 공판 취재가 힘들긴 해도 재미있다던데. 선배에게 끝났다고 연락 온 시간 오후 6시. 점심시간을 포함해 총 8시간의 긴 사투가 마무리됐다. 으, 예지 선배… 힘들었겠다.
국지은 기자(이하 국) : 선배, 프로포폴 결심 공판 분위기는 어땠어요?
이예지 기자(이하 예) : 엄숙하고 숙연했지. 지금까지는 모두 변호인이 변호를 했었어. 근데 마지막 변론 기일과 이날은 배우들이 직접 입을 열었어. 일종의 최후의 발언이지. 말을 하면서 목이 메이기도 했고, 장미인애와 이승연은 많이 울더라.
권혁기 기자(이하 혁) : 예지는 공판 여러 번 가 봤잖아. 이번 공판이 다른 공판과 특별히 차이점은 없었어?
예 :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고영욱의 공판도 가봤고, 류시원의 폭행 혐의 공판도 가봤거든요. 근데 프로포폴 공판이 가장 흥미진진하다고 할까요? 과장을 보태서 '피튀는 설전'이 오갔죠.
안선영 기자(이하 영) : 7개월 동안 법정 싸움이 있었고, 양측이 한발 짝도 물러나려고 하지 않고 있잖아요. 현장은 어때요?
예 : 정말 치열하다고 할까. 보통은 검찰이 혐의를 주장하면, 피고인이 공소 사실에 대해 수긍하는 경우가 있거든. 고영욱 사건이 그랬고. 근데 프로포폴 같은 경우는 어떠한 것도 인정하지 않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검찰이 여배우들의 의존성 여부에 대해 증거자료를 제시하면 여론이 그쪽으로 몰리다가도 변호사가 ‘아니다’라고 논리적으로 반박하면 또 그쪽의 말이 맞는 거 같아.
국 : 선배, 말만 들어도 손에 땀이 차네요. 근데 어떻게 이 세 여배우가 법정에서 만나게 된거에요?
혁 : 발단은 지난해 일반 여의사가 우유주사라고 불리던 프로포폴 맞고 숨진 사건이야. 경찰이 조사 중에 한 피부과 의사에게 물었지. "프로포폴이 중독성이 있나?"라고. 그 의사는 이렇게 말했어. "중독된 몇 연예인들이 수면을 위해 맞고는 한다"고. 경찰은 그때부터 연예인을 대상으로 프로포폴 수사를 진행한거야. 말 한 마디가 무섭지?
예 : 총 8명의 연예인이 적발됐는데 그중 세 명이 장미인애, 이승연, 박시연이었어. 현영은 1년 전 이미 프로포폴을 끊은 상태였고, 반성의 기미가 보여서 약식기소됐지.
영 : 나머지 5명은 누구예요?
예 : 배우 K양, S군, L군 그리고 예능인 K군, H군이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어. 증거불충분은 증거가 없어서 더는 수사를 못 하는 거고, 무혐의는 수사를 다 했는데도 범죄를 저지른 바 없어서 풀려난 것이라 그들이 프로포폴을 아예 안 했다고는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는 거야. 이건 법원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건데, 유명 기업의 회장'님'도 가끔 미용시술을 한다고 하더라. 크크.
국 : 이승연이 81회, 박시연 148회, 장미인애 80회를 2~3년에 투약한 혐의로 불구소입건 됐잖아요. 그런데 이건 기록상에 남겨진 거고 사실은 더 많다고 들었어요.
예 : 맞아. 장미인애 같은 경우 검찰이 기록부에서만 증거자료로 제시할 수 있는 건이 그 정도고 사실은 4~500회라고 해. 카드결제나 전화예약 등의 수치를 합산한다면.
영 : 그 정도면 중독성으로 판단해도 되지 않을까요?
혁 :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그렇지만 일단 확실하게 프로포폴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회수가 80회이니까 그 정도는 지속적인 치료를 위해 했다고 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긴 하지. 이승연과 박시연은 허리 통증이 심해서, 장미인애는 통증을 수반한 미용시술 때문이라고 하더라.
예 : 네. 장미인애는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미용 시술(PPL, 카복시 등)을 자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통증이 너무 심해서 프로포폴을 맞았다고 했어요. 박시연과 이승연은 허리디스크를 치료하고를 목적으로 했다고 말했고요.
혁 : 이승연은 과거 드라마 촬영을 하다가 낙마하는 사건으로 허리를 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다쳤다고는 하더라고.
예 : 네. 법정에서도 “나는 다시 일어서는 게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안다. 대중들이 용서를 해주고 다시 기회를 준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는 상황에서 단지 잠을 자기 위해 프로포폴을 감행할 리가 있느냐”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정말 '다시 재기하려면 시간이 또 걸릴텐데'하는 생각이 들면서 안타깝더라고요.
영 : 다음 달 25일 선고공판이 있잖아요. 검찰이 장미인애는 10월, 이승연과 박시연은 8월의 실형과 추징을 구형했는데. 법원의 판단이 어떻더라도 많은 의견이 나올 것 같아요.
국 : 만약 수면 유도를 위해 프로포폴을 맞았다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엄연한 위법이고 또 유명인으로서 책임감 역시 더 존재한다는 저만의 생각? 크크.
혁 : 그래, 억울한 부분이 있더라도 확실히 법으로써 판결 받아 혐의를 풀려나는 게 그들에게도 더 좋은 결과니까. 그때도 예지가 가는 건가?
예 : 아…마도요? 하하… 제…가 갈게요. 크크.
2013 상반기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프로포폴 공판이 이제 다음달이면 마무리된다. 부디 세 사람 모두에게 억울하지 않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며, 추후 어느 누구도 단잠을 자기 위해 평생 바라던 꿈에서 멀어지는 일은 없어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