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넥슨 자회사 ‘엔도어즈’ 감리착수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금융감독원이 이달 넥슨코리아 자회사인 ‘엔도어즈’ 감리에 착수했다.

지난 2010년 넥슨이 비상장사인 엔도어즈를 인수한 뒤, 1만대 1 비율로 실시한 주식액면병합을 놓고 소액주주 권리 박탈, 분식회계설까지 휘말린 일명 ‘넥슨 사태’가 종착역에 다다른 것이다.

21일 금감원은 10월부터 넥슨의 엔도어즈 인수 뒤, 재무제표상 무형자산 손상차손에 문제점이 있는지 감리를 실시하고 있다며, 회계기준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넥슨 사태는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넥슨은 엔도어즈를 인수한 후 1만대 1 액면병합을 실시, 유통주식수를 1891만주에서 1880주로 감축했다.

기존 보유주식수가 1만주가 못돼 액면병합으로 1주의 주식을 보유하지 못한 소액주주들은 신주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소액주주들은 엔도어즈가 상장하면 1만원 이상 주당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넥슨이 제시한 가격은 절반 수준인 3840원이었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법원에 자본감소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엔도어즈 대표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작년 대법원까지 간 이 소송에서 법원은 최종 넥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넥슨의 엔도어즈 인수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이 통상적인 관례를 깨고 법원의 최종판결이 난 사건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는 이유는 작년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넥슨에 대한 감리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상 비상장법인 감리 절차에 따라, 한국공인회계사회는 3월부터 엔도어즈 감리에 착수한 뒤, 9월 엔도어즈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에 대해 과실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삼일회계법인이 재무제표에 엔도어즈 개발비 금액을 부실하게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이 결과가 금감원에 통보됐고, 금감원이 10월부터 엔도어즈 감리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은 감리를 통해 넥슨이 엔도어즈 인수 과정에서 회계기준 위반을 했는지 살펴보고 만일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제재한다는 것이다.

통상 금감원 감리 기간에 3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볼 때 올해 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건을 보면 이해당사자인 넥슨과 소액주주 모두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펴고 있다”며 “넥슨이 엔도어즈 주식병합과정에서 개발비를 감액해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처럼 보이게 한 후 (소액주주에게 제시된) 주식평가액이 낮아지게 된 것인지 여부를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