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적어 집주인들이 전세 보증금을 통한 '레버리지 효과'보다는 바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세무당국에서도 세입자의 거주 유무 정도만 전산으로 파악 가능할 뿐 실제 임대 수익이 얼마인지는 전수조사를 하지않는 한 알기 힘들어 그동안 민간임대시장은 '조세 사각지대'에 속했다.
진범식 세무사는 "매년 집주인에게 임대소득을 신고하도록 안내장이 발송되긴 하지만 자진신고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국민정서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간임대시장을 활성화하면 주택임대사업이 제도권으로 편입해 정책을 통한 임대시장 안정화가 상대적으로 쉬워지고 임대업자들의 조세회피도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임대관리업체 라이프테크 박승국 대표는 "현재 주택임대시장에서 소득을 신고하는 '제도권' 주택은 4분의 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집주인들이 임대소득이 드러나는 것을 기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대표적인 지하경제로 꼽히는 월세소득에 대해서는 과도한 조세 집행보다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집주인들이 제도권 임대시장으로 나오도록 유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박승국 대표는 "정부가 내년부터 주택임대관리 관련법을 시행하는데 제대로 된 인센티브가 없어 집주인들이 굳이 세금을 내면서까지 양지로 나올 것 같지 않다"며 "임대소득에 대한 세제 혜택을 통해 현재 비제도권 임대업자들이 상당수 제도권에 편입된다면 오히려 세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연구위원은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자연스러운데도 정부가 전세보증금 강화 등을 통해 전세난을 오히려 유지시키고 있다"며 "월세 흐름을 감안해서 월세 임대수익 세제문제 등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임대 활성화를 위해서는 준공공임대주택을 적극 활용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준공공임대는 민간임대지만 공공임대의 성격이 있다"며 "행복주택도 주민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 공급을 늘리긴 어렵고, 세제혜택 등을 통해 준공공임대 주택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