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지사장은 "외국의 경우 자동차에 전자제품을 사용한지 30년 정도 됐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10여년 밖에 안 됐다"며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쫓아가고 있지만, 기술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 내외부의 온도·압력·속도 등 각종 정보를 측정하는 센서·엔진·전자제어장치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다.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배터리 관리 시스템과 같은 전력 반도체, 인포테인먼트 시장 등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자동차가 전자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관련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매킨지에 따르면 오는 2015년 자동차용 전장 부품의 시장 규모는 2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전장부품은 일반 자동차의 전체 생산 원가 중 40%, 전기 자동차의 경우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도 차량용 반도체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관련 사업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주도 아래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의 영역을 D램 위주에서 스토리지(저장장치)로 확장했다. 임베디드 멀티미디어카드·임베디드 멀티칩패키지·블랙박스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이 주대상이다.
LG전자는 지난달 산발적으로 자동차부품 사업을 진행해오던 그룹 내 관련 조직을 통합해 이를 전담할 VC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인천에 조성한 대규모의 자동차부품 연구개발기지도 가동에 들어갔다.
자동차 제조업체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해 자동차 전자제어 전문기업 현대 오트론을 출범시키며 본격적으로 전자부품 사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아직 국내 반도체 업체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차량용 반도체는 상품 출시까지 평균 4~6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기존 가전제품이나 스마트폰용 반도체와 달리 자동차의 경우 기술 개발·차량 적용에 각각 평균 2~3년씩 소요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황 지사장은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기능 구현은 어렵지 않지만 자동차 환경에 맞는 부품을 만들긴 힘들다"며 "특히 안전성 문제 때문에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만드는 게 아니면 완성차업체에서 사용하지 않는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용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에 걸친 품질 인증이 필요하다"며 "현재 글로벌 선두 업체 외에 관련 노하우를 아는 회사가 없고 부품하나 만드는 데도 십여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시장 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프리스케일반도체는 오픈OS를 이용해 차량 인포테인먼트와 보안을 구현한 최초의 플랫폼 'AVN'을 선보였다.
이날 처음 선보인 안드로이드 기반의 차세대 스마트 AVN은 차세대 안드로이드 AVN은 기존 제품과 달리 자체 스토어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앱과 기능을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추가해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핸드폰으로 시동을 켜고 끄는 것은 물론 응급상황시 e-콜도 가능하다.
차세대 AVN에는 고성능 그래픽칩(GPU) 3개로 구성된 i.MX6라는 프로세서가 장착된다 .멀티코어를 장착한 i.MX 6 시리즈 프로세서에는 싱글·듀얼·쿼드 코어 GPU 제품군이 있으며 이를 통해 코덱·그래픽 가속을 지원한다. 웹 탐색 성능도 개선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활용성도 강화했다. 스마트폰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동기화하는 미러 기능은 하나의 입력 인터페이스로 시각과 청각 정보를 공유하도록 해준다.
황 지사장은 "이동 전자기기의 급격한 발전이 자동차 시장에 점차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또한 이와 함께 높아지고 있다"며 "프리스케일은 이런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자동차 제조 업체가 개발 기간과 타임투마켓을 단축할 수 있는 혁신적인 최첨단 제품들을 향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