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반도체도 3D 시대…300억불 V-낸드 시장을 잡아라

2013-10-2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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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낸드플래시 중 V-낸드 비중 5년 내 65% '껑충' <br/>삼성전자 주도권 선점, 하이닉스 등 개발 경쟁 치열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3차원 수직구조 낸드(3D V-낸드) 플래시 메모리가 기존 낸드 플래시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 간의 개발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에 돌입한 삼성전자가 한 발 앞서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와 도시바,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도 추격 태세를 갖추고 있다. V-낸드 시장 공략의 성패에 따라 향후 업체 간의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V-낸드가 낸드 플래시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V-낸드는 데이터를 저정하는 기본 단위인 셀을 기존 수평으로 배열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수직으로 쌓아올린 새로운 개념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다.

낸드 플래시 용량이 10나노급으로 진입하면서 한계에 부딪힌 미세화 기술을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공정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V-낸드 시장 규모는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50억 달러인 낸드 플래시 시장은 오는 2017년까지 44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아이서플라이는 낸드 플래시 가운데 V-낸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1% 미만에서 2014년 5.2%, 2015년 30.2%, 2016년 49.8%, 2017년 65.2%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5년 내에 낸드 플래시 3개 중 2개가 V-낸드로 대체되는 셈이다. 시장 규모로는 290억 달러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V-낸드 시장을 잡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V-낸드 양산에 돌입하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삼성전자의 V-낸드 제품은 기존 20나노급 낸드 플래시보다 셀 수명이 10배 길고, 쓰기 속도는 2배 빠르다. 또 소비전력이 절반에 불과하며 웨이퍼 한 장당 칩 생산량이 2배 이상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낸드 플래시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V-낸드 시장에서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했다”며 “현재 화성사업장에서 양산하고 있으며 내년 중국 시안 공장이 가동되면 생산량이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양산 단계에 진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말까지 V-낸드 개발을 완료하고 2015년 초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다만 시장 상황을 감안해 양산 시기를 내년 말로 다소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도시바와 마이크론 등도 V-낸드 개발에 착수했지만 개발 수준이나 양산 시기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경쟁사 간의 격차가 1년 이상으로 벌어진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 등이 서두르고 있지만 내년에 양산 체제를 갖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V-낸드는 향후 낸드 플래시 시장 판도를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37.8%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도시바가 28.7%로 뒤를 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11.7%)을 제치고 14.6%의 점유율로 3위로 뛰어올랐다.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V-낸드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업체는 순식간에 추락할 수 있는 구조다. V-낸드가 기존 수평 배열 방식의 문제점을 극복한 기술인 만큼 잠시 주춤했던 업체 간의 용량 확대 경쟁도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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