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무역적자는 전년 대비 54.2% 급증한 4조9892억엔이다. 15개월 연속 적자이며 9월 적자액만 무려 9321억엔에 달한다. 9월로서는 역대 최대 액수다. 9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5% 증가한 5조9721억엔, 수입액은 16.5% 증가한 6조9042억엔에 달했다. 무역적자가 급증한 이유는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 중단하면서 중동으로부터 에너지 수입이 증가한 데다 엔저로 인해 수입액은 불어났기 때문이다. 수입량은 1% 감소했음에도 엔화 환율이 24% 하락하면서 수입 액수가 크게 늘었다.
중국에서 수입은 전년 대비 18.3% 증가한 8조8262억엔에 달했다. 사상 최대치다. 주로 의류 및 반도체 등 전자부품의 수입이 늘었다.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도 사상 최대치인 2조4165억엔에 달했다. 유럽연합(EU)에 대한 적자도 사상 최대치인 3768억엔에 달했다. 특히 독일에서 의약품과 자동차, 프랑스에서 항공기 수입이 늘었다. 반면 수출은 미국에서 자동차, 홍콩에서 광물성 연료 등이 증가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장기화한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덕분에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약 20%나 감소했다. 도요타·소니 등 수출 기업에 큰 호재로 작용한 반면 수입 비용도 덩달아 늘었다. 특히 원전 가동을 중단하면서 에너지 수입액이 크게 늘어나 적자 폭도 커졌다. 엔저가 기업의 수익 및 투자에 도움을 줬음에도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은 점도 문제다.
RBS증권의 니시오카 준코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에너지 수입에 대한 의존도는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엔저로 수출이 증가해도 무역적자를 해소하긴 충분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성장이 둔화하면서 일본 수출량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이 제조공장을 노동력이 저렴한 중국·베트남 등으로 옮기면서 일본의 수출이 글로벌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꼬집었다. 실제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대한 일본의 9월 수출량은 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