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 매년 세 자릿수 이상 증가하는 업체가 있는 반면 진출과 철수를 반복하며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패션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경쟁력을 잃은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글로벌 톱3, 유니클로·자라·H&M '쑥쑥'
21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FRL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50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3279억원) 약 54%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642억원과 516억원으로 20% 이상 성장했다.
자라를 운영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2038억원과 10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151%씩 늘었다. H&M도 지난해 89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42% 성장했다.
이들 글로벌 빅3는 매출 급성장을 바탕으로 매장 역시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최근 전북·광주·충남 등 지역에 991.7㎡ 이상의 초대형 매장을 오픈하면서 유통망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국내 9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고 연말까지 30개 이상의 매장을 새로 오픈할 계획이다. H&M 역시 올해에만 홍대·강남 등 서울 주요상권과 울산 및 광주 지역에 5개 매장을 추가 오픈했다.
◆ 세력 확대하는 토종 SPA
미쏘·에잇세컨즈·스파오 등 국내 SPA브랜드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 2009년부터 미쏘·스파오 등 SPA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였다. 이들 브랜드의 매출은 매년 세 자릿수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인 스파오는 론칭 당시 매출이 1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000억원을 달성, 4년만에 10배 성장했다. 직장 여성을 겨냥해 출시한 미쏘의 경우 2010년 200억원에 이어 지난해 800억원으로 출시 2년만에 매출이 600%나 늘었다.
제일모직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도 론칭 1년만에 매장을 14개까지 확장하며 지난해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오픈 당시 회사가 기대했던 400억원을 훨씬 웃돈 수치다. 신성통상의 탑텐 역시 올 연말까지 현재 45개 수준인 유통망을 70개로 확장하고 1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SPA 브랜드 포화? 퇴출 이어지나?
하지만 일부 해외 유명 SPA 브랜드들은 여전히 국새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망고는 지난해 제일모직과 결별하고 망고코리아를 설립하고 직진출을 선언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계 SPA브랜드 포에버21도 지난 2008년 서울 명동에 매장을 오픈하며 야심차게 아시아 진출을 선언했지만 5년간 단 한 곳의 매장도 추가 출점하지 못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싸고 좋은 것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SPA 브랜드에도 고품질의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단순히 가격경쟁력만 갖춰서는 국내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국내 복잡한 유통구조에 대한 이해, 날씨 및 체형 등 현지화에 실패한 브랜드들은 자연스럽게 퇴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