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부담을 낮춰준다고 유혹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추가 금액을 내야 하는 '조삼모사'식 계약금 정액제 분양 마케팅이 늘고 있다. 통상 분양가의 10%인 계약금을 두차례로 나눠 마치 계약금을 조금 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을 실시하고 있는 아파트 중 일부가 계약금 정액제 명목으로 한달 후에 나머지 금액을 내도록 하고 있다.
한번에 큰 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청약 당첨자에게 한달 가량 시간을 준다는 측면은 있지만 수요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4구역' 아파트는 계약금 2회 분납제를 실시했다. 계약금 10% 중 1차에 1000만원을 내고 나머지는 한달 후에 내도록 한 것이다.
동대문구에 분양 중인 '용두 롯데캐슬 리치', 경기도 화성시 '신동탄 SK 뷰파크'는 계약금 5% 정액제를 실시하지만 한달 후에 나머지 5%를 완납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부산 해운대 '송정 우림필유'도 계약금 분납 정액제를 적용해 초기 1000만원을 낸 후 10%의 나머지는 한달 뒤 내도록 했다.
건설사들은 계약금 정액제에 대해 10%에 달하는 자금 마련이 어려운 당첨자를 위해 한달 가량 유예기간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오해의 소지가 많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계약금 정액제라고 하면 수요자들은 단순히 계약금을 싸게 받는다고 오인할 수 있다"며 "정액제가 아닌 계약금 유예제 또는 분납제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