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때 '언론개혁' 첨병에 선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나 한반도 대운하 전도사로 나섰던 이명박 정부의 추부길 홍보기획비서관은 언론 노출이 잦았다. 그래서 그만큼 말실수도 많았다는 평가다. 그에 비하면 최 비서관은 거의 두문불출에 가깝다.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을 만난 것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매우 신중하고 소탈한 성격이지만 일할 때는 부지런하고 강한 추진력도 갖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 비서관은 1962년 경남 고성 출신이다. 청와대 내에는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과 최성재 고용복지수석이 같은 고성 출신이며, 최 수석과는 서울대 동문이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최 비서관은 문화일보에 입사해 외교부 출입기자, 워싱턴 특파원과 정치부 차장, 논설위원, AM7 편집장 등을 역임했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기자 시절 '외교통'으로 통했다. 4년 반 워싱턴 특파원과 연수 기간 중 '건강한 한·미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한·미동맹 60년사를 재조명한 '아메리카 트라우마'라는 책도 펴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책을 쓴 동기에 대해 "1980년대 초 학생운동에 뛰어들면서 한국민의 민주화 열망을 외면한 미국의 역할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 게 책을 쓰는 것으로 이어졌다"며 "이 결과 당초 갖고 있던 생각과는 사뭇 다른 현실을 보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 비서관은 언론계를 떠나 지난해 2월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으로 선임된 후 1년여 만에 청와대로 곧바로 입성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퇴임하면서 정홍원 신임 국무총리에게 '어공(어쩌다 공무원)' 출신인 최 비서관의 자리를 특별히 부탁했다는 후문이다. 김 전 총리가 그만큼 그의 성실함과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이에 정 총리는 당초 이종원 조선일보 전 부국장이 내정됐다가 취소된 이래 지금껏 공석이었던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자리에 최 비서관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