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아트톡>패션사진가 피터 린드버그 "포토샵은 NO, 난 인물그대로 표현"

2013-05-0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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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꼬르소 꼬모 서울'오픈 5주년 기념..한국서 첫 사진전<br/>신디 크로포드 케이트 모스등 세계적 슈퍼모델 담은 100점 전시

보그지에 송혜교의 얼굴을 촬영한 사진작가로 한국에 알려진 피터 린드버그가 ‘10 꼬르소 꼬모 서울'에서 사진전을 연다. 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세계 3대 패션 사진의 거장' 피터 린드버그가 서울 청담동 10 꼬르소 꼬모 서울에 나타났다.

21일 제일모직이 운영하는 컨셉트스토어‘10 꼬르소 꼬모 서울' 오픈 5주년 기념으로 3층 특별전시장에서 열리는 '피터 린드버그 사진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전시를 여는 린드버그는 이날 한국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작품과 작업세계를 소개했다. (보그지에 나온 송혜교의 얼굴을 촬영한 사진작가다.)

더더더 아름답게 포장해야할 패션 사진계에서 그는 메이크업으로 변신한 얼굴이 아닌, 모델 인물 그대로 사실적인 사진을 찍는 것으로 유명하다.

"패션보다는 인물 자체,인물의 성격을 끌어낸다"는 피터 린드버그는 요즘 모델사진에서 흔한 '포토샵'처리를 안한다는 사진가다.

“리터치하고 다리도 얇게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런 여성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그건 완전히 인공적이잖아요. 보정 작업은 범죄 행위라고 생각해요. ”

그는“‘포토샵’은 자동적으로 여성을 변신시켜 괴물로 만들어 버린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건 진실된 미가 아니다" 며 요즘 '패션 사진의 품격'에 못마땅한 태도도 드러냈다.

린드버그는 이날 “사진작가로서 내 임무는 인물을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라며 패션 사진가의 독특한 시각을 강조했다.

“어떤 사진가들은 잡티나 주름을 지운 사진 속 여성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끼지만 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 고집이 낳은 그의 흑백 사진은 현대 패션지에서 느낄수 없는 아우라가 강하다.


이번 전시에 걸린 작품은 모두 100점. 그가 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촬영한 작품을 모아 1997년에 출간했던 작품 모음집‘Images of Women’의 대표작들이다. 그에게‘세계 최고의 패션 사진작가’라는 찬사를 듣게한 사진집이다.

"사진을 찍을 때 인물의 개성을 끄집어내는 것을 가장 중시한다"는 그는“요즘은 마르고 키 크고 다리만 길면 모델 에이전시들이 달려들어 모델로 키운다. 그래서인지 요즘 모델들에게서는 개성을 발견하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가 누구인가. 나오미 켐벨, 신디 크로포드 크리스티 털링턴 케이트 모스등 80~90년대를 풍미한 모델들을 세계적인 슈퍼모델들로 키워냈다는 장본인. 그는 스티븐 마이젤, 파울로 로베르시와 함께 현존하는 '세계 3대 패션 포토그래퍼'라는 유명세가 붙어있다.

모델들의 감정이 실린 특유의 얼굴 표정을 리얼로 찍어낸 흑백사진으로 전 세계적으로 슈퍼모델 붐이 일어나는데 일조했다.


폴란드에서 태어난 피터 린드버그는 15살에 학교를 중퇴하고 스물 일곱의 나이에 사진계에 발을 들였다.

1969년 화랑에서 그림전시를 하기도 했던 그는 1971년 아트에서 사진으로 관심을 돌렸다. 뒤셀도르프에서 활동한 포토그래퍼인 한스 룩스의 어시스턴트로 2년동안 경험을 쌓았고 이후 독립해 광고사진작가로 일을 시작했다.

1978년에 Stern 잡지에 실린 그의 패션 사진 시리즈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이후 그는 이탈리안 보그를 시작으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미국판 보그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또 그와 동시에 조르지오 아르마니 질 샌더 프라다 도나 카란 캘빈 클라인 꼼데가르송 같은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들의 화보를 도맡았다. 마돈나 샤론스톤 존 트라볼타 브래트 피트 까트린느 드뇌브 비욘세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프로필 사진도 그가 촬영하는 행운을 누렸다.

몸매 미모 작렬하는 패션모델계에서 거장으로 살아남은 그는 이날 평범해 보이지만 트렌디한 패션을 연출했다.

사진=박현주기자

베이지색 면바지에 V넥 니트의 편안한 차림의 그는 일흔의 나이가 무색한만큼 뉴발란스 운동화를 신고 룩미스 카메라를 인터뷰내내 만지작 거렸다.

통역의 말이 이어질땐 기자들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등 시종일관 여유를 보였다.

"나의 이 루믹스는 당신들이 적는 펜과 종이처럼 일종의 유일한 기록 노트 같은 것"이라는 그는 "하지만 작업할땐 니콘(카메라)를 사용한다"면서 "니콘은 정말 환상적"이라고 했다.

40년 넘게 사진작가로 살아온 그는 "사진이라는 장르는 나의 개인적인 관점을 다양한 분야에 참여하고 표현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대중적인 사진으로 상업성으로 승부하고 예술성을 동시에 끌어안고 성공한 사진작가는 누드의 여인이 앉아있는 작품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사진이 상업적으로 보이나요?"

이미지의 시대. 수많은 패션지에서 쏟아지는 깡마르고 로봇같은 모델들로 미의 기준은 인공화된지 오래다.

'패션 사진'이라고 하면 그저 유명 모델들의 사진 정도로만 여기는 관객들에게 그가 당부했다.

“너무 완벽해서 마치 화성에서 온 사람처럼 보이는 여성들이 패션지에 나온다고 해서 진짜 아름다운 것은 아니잖아요. 꾸며진 촬영환경속에서 진실된 감정이 살아있는 모델들을 만나보세요. ” 전시는 4월 28일까지. 관람시간은 오전 11시~오후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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